[사설]장생포 문화창고 개관…운영의 묘 살려 한계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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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장생포 문화창고 개관…운영의 묘 살려 한계 극복해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6.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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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던 장생포문화창고(A팩토리)가 26일 개관한다. 울산 남구가 고래문화특구가 있는 장생포지역의 폐냉동창고를 2016년 8월 25억원에 사들여 리모델링을 시작한 지 5년만이다. 울산에서는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첫 공공문화시설이다. 폐발전소를 개조한 영국의 테이트모던미술관이나 와이어공장을 리모델링한 부산의 F1963처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서 우뚝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018년 정부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에 지원을 할 정도로 공장리모델링이 유행처럼 번졌으나 오늘날까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장생포문화창고는 지난해 10월 울산시민연대가 감사청구를 하고 울산시민신문고위원회가 4개월의 감사를 거쳐 “사업을 백지화하고 해당 부지를 매각하라”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남구는 이 결과에 따르지 않고 “행정력을 집중해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만들 것”이라며 밀어부쳐 드디어 개관에 이르렀다.

마침 이 사업을 벌인 행정책임자로서 시민연대로부터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을 당하기도 한 서동욱 남구청장이 재선거를 통해 되돌아왔다. 남구청장에서 물러나 있는 동안 적잖이 속앓이를 했을 서청장이 과연 어떤 개관 기념사를 내놓을지도 궁금하다. 애초 그의 계획과는 콘텐츠가 많이 달라졌겠지만,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 장생포문화창고가 실패한다면, 그에게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관심사는 방문객의 숫자다. 흔히들 공공문화시설의 성공여부를 방문객의 숫자로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사실 시민단체의 비판이나 신문고위원회의 백지화 권고도 방문객이 넘쳐나면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장생포문화창고는 2331㎡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6275㎡ 규모다. 1층은 푸드코트, 2층은 창작·체험공간과 공업센터기공식 기념관, 3층은 갤러리와 체험공간, 4층은 갤러리와 공공미술, 5층은 공유작업실과 공연연습실, 구립교향악단 전용연습실, 6층은 북카페와 소극장, 옥상은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은 반반이다. 지속적으로 방문객을 끌어모을 만한 킬러콘텐츠가 없다는 한계가 있는 반면 푸드코트와 전망 좋은 북카페는 대중적 관심을 끌 수 있다. 음악·미술가들의 연습과 작업과정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많은 운영비가 들어가는 평범한 전시장과 공연장이 핵심공간이라는 것은 단점이다. 주변환경에서도 즐길거리가 있는 고래문화특구와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는 장점이나 공단과 가까워 공기가 맑지 않다는 것은 한계다. 전문가를 동원해 콘텐츠를 수시로 바꾸어가면서 운영의 묘를 살려 단점과 한계를 극복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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