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예우와 정성을 다하는 보훈(報勳)
상태바
[발언대]예우와 정성을 다하는 보훈(報勳)
  • 경상일보
  • 승인 2021.06.2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치락 울산 북구의회 의원

지난 6월6일은 현충일이었다. 조기를 게양하지 않은 가정이 다수이고 공공기관도 게양하지 않은 곳이 있었다. 홍보 부족이나 일요일이라는 이유를 핑계 삼더라도 10시에 울리는 사이렌에 묵념하는 사람이나 차량을 보기 힘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충일 행사도 축소되고 홍보도 너무나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2009년 로스 카츠 감독이 제작한 케빈 베이컨 주연의 영화 ‘TAKING CHANCE(챈스 일병의 귀환)’은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미군의 유해 운구 과정과 관련, 국가와 시민들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묘사한 영화다.

미국 본토에서 근무하는 해병행정장교 마이클 중령은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군 전사자가 급증하는 2004년 4월 사상자 명단에서 출신지가 같은 챈스 일병의 이름을 발견하고 유해를 운구하는 임무에 자원한다. 마이클 중령이 군수송기로 이라크에서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도착한 유해를 두 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고 몇 시간을 차로 달려 챈스 일병의 부모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까지 운구하는 과정은 더없이 감동적이다.

유해 입관 근무자들은 최고의 정성과 예우로 입관과 유품 처리 절차에 임한다. 비행장에서 운구 비행기는 모든 비행기에 우선하며 목적지 공항에 착륙 전 비행기의 기장은 운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운구자 마이클 중령이 내릴 때까지 승객들에게 대기해 줄 것을 안내한다. 승객들은 먼저 내리는 마이클 중령에게 경의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도로 운구에서는 트럭이 운구 차량을 에스코트하고 다른 차량들은 불을 켜지 않으며 뒤를 따른다. 목적지에 도착해 운구 임무를 마친 중령은 챈스의 가족과 이웃들이 함께한 장례식에 참석해 챈스 일병과 작별을 한다. 챈스 일병의 생전 모습들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국가를 위하여 생명을 희생한 사람에 대해 극진한 예우를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미국의 군사력은 세계 최강이다. 전투기,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의 무기가 강한 것도 이유지만 국가와 시민들의 군인들에 대한 진정한 존중이 자부심으로 무장시켜 물리적인 군사력을 더욱 강하게 한다.

6월은 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이다. 호국보훈은 독립·호국·민주화 과정에서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한 애국선열과 국가유공자를 기억하여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애국심으로 승화시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6·25전쟁 참전용사 A씨(88)가 30년 넘게 거주해온 충남 천안시의 낡은 주택 천장이 최근 무너졌다. 고령인 탓에 직접 수리할 수 없어 A씨는 결국 조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부산에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 B씨(84)도 비가 새는 방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 손으로 고치고 살았지 나라에서 도움을 준적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가유공자 후손의 생활이 어렵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는데 현실인 것이다. 미국은 자국도 아닌 타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다 죽어간 전사들을 위해 메모리얼 데이를 거룩한 날로 정해 지키고 있는데, 우리는 조국을 위하여 희생한 분들에 대한 보훈에 정성을 다하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6월은 호국 선열과 영령들의 정신을 받들고 되새기는 달이다. 1일 의병의 날을 시작으로 6일 현충일, 10일 6·10 민주항쟁, 6·25 전쟁, 6·29 제2연평해전 등이 일어난 날을 기억해야 하는 달이다. 또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하여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바이러스 감염지역으로 향한 의료진과 방역관계자·자원봉사자와 화재진화현장 및 구조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소방관을 비롯해 국가·사회·국민을 위해 목숨 바친 숱한 이들의 헌신에도 진정으로 감사해야 한다. 국가유공자들이 자랑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와 정성을 다하는 보훈이 필요하다.

정치락 울산 북구의회 의원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