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구대암각화 수위 조절, 안전하고 완전한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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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반구대암각화 수위 조절, 안전하고 완전한 방안 찾아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6.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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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보존을 위한 첫걸음인 사연댐 수위 낮추기의 단초가 마련됐다.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이 심의 의결됐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도시들이 안전한 먹는 물을 확보하기 위한 수질 개선과 취수원 다변화 방안의 기본이 정해진 것이다.

울산은 낙동강 수계가 아님에도 오래전부터 이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자치단체별로 제각각 먹는물을 관리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수계에 따라 통합적 물관리를 하는 방안이 마련되면 대구의 취수원을 구미 해평으로 옮기고 대구의 식수원이던 운문댐물의 일부를 울산에 공급해주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이날 회의를 통해 통합물관리방안이 의결됐다. 취수원 다변화 착공 전까지 객관적 방법을 통해 주민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으나 반구대암각화를 물에 잠기게 하는 원인인 사연댐의 수위를 낮출 수 있는 근거는 확보됐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통합물관리방안의 의결로 낙동강 먹는 물 갈등 해결을 위한 단초(端招)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 7만t’이라는 울산시의 요구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일부 민간위원들이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를 하는 바람에 구체적인 공급 수량은 면밀한 조사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7만t 확보를 위한 울산시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운문댐의 맑은 물을 울산에 공급받게 됨과 동시에 사연댐 수문 설치를 통한 반구대암각화 보존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낙동강통합물관리 사업의 완료는 2028년이다. 이제 울산시는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에 주력해야 한다. 통합물관리 사업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서둘러 사연댐 수위를 낮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운문댐 물 공급을 통한 맑은물 공급이 수년내 가능해진다면 설령 사연댐의 수위 조절로 인해 낙동강물을 더 많이 사먹어야 한다고 해도 마다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울산시민들은 이미 1년 이상 사연댐 수위를 낮춰놓고 낙동강물을 사먹은 경험도 있다. 낙동강 물 보다 사연댐의 맑은 물을 공급받고 싶은 욕심이야 없지 않지만 한시적이라면 인류의 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기꺼이 양보를 하겠다는 것이 울산시민들의 마음이다. 이제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안전하고 완전하게 사연댐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반구천 일대 명승 지정과 관련한 정비도 중요하다. 사연댐 수위조절만으로 암각화 보존을 다했다고 생각해선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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