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대선에 묻혀버리지 않게 하려면 출마예정자들이 일찌감치 출마의사를 밝히는 수밖에 없다. 대선이 가까워지면 유권자들은 지방선거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 국민의 눈과 귀가 돼야 할 방송사들은 대선 전까지는 후보자에, 선거 후 취임까지는 당선자와 인수위에 집중하게 된다.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의 장, 그리고 지방의원들의 역할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는 지방선거를 효과적으로 치르기 위한 지역사회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해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25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시장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에서는 첫 출마선언이다. 현직 시장의 재선 도전은 전례로 미뤄 지극히 당연하고, 송시장 역시 재선에 도전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송시장이 1949년생으로 나이가 많은데다 지난 선거와 관련한 법정다툼이 진행 중에 있어 출마의사표명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힘으로써 ‘지선의 시간’을 쓱 앞당겼다. 여권의 다른 후보들도 하루빨리 출마의사를 밝혀 공개적인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야권에서는 출마예정자들이 많고 실질적인 움직임도 활발하다.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다.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대동 전 국회의원, 박맹우 전 울산시장, 이채익 국회의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등도 출마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정치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새삼 검증할 것이 많진 않겠으나 시장으로서의 역량에 대한 재평가는 필요하다.
앞으로 두달여 후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가 선출된다. ‘대선의 시계’가 빨라진 만큼 ‘지선의 시간’도 촉박해지고 있다. 대선이 본격화하기 전에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출사표를 들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출마예정자들간의 공명정대한 경쟁은 유권자들의 판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해 출마 선언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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