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신세계가 내놓은 계획에 따르면 말이 좋아 복합라이프스타일센터이지 상업시설이 일부 들어 있는 대규모 오피스텔이다. 상업시설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전용면적 약 2만1780㎡에 불과하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연면적이 29만3904㎡이므로 10분의 1 규모다. 가구·가전·의류 등 신세계쇼핑몰과 창고형 대형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키즈도서관, 문화·교육시설, 서점·키즈영어카페 등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반면 지상 3~49층에는 전용면적 85.8㎡ 오피스텔 1440가구를 계획하고 있다. 주차장은 2577면이다.
신세계는 부지를 매입한 후 3년만인 2016년 2월17일 백화점을 짓겠다며 울산중구청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7년 착공해 2019년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때만 해도 늦어도 2020년에는 울산 최대 규모의 백화점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신세계측은 경기침체를 이유로 약속을 저버렸다. 그리곤 수년간 침묵하다가 지난해 10월27일 박성민 의원에게 4000면의 주차시설과 상업시설, 레지던스, 별마당 도서관, 운동·공공시설 등이 포함돼 있는 연면적 33만㎡의 복합쇼핑몰을 2023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불과 8개월만에 계획을 완전히 바꿔 모든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업문화시설이 아니라 대규모 오피스텔을 짓겠다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신세계가 울산혁신도시에 갖고 있는 부지는 2만4332㎡이다. 지역주민들은 혁신도시 발전을 이끄는 앵커시설이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8년여를 기다렸다. 백화점을 짓겠다고 부지를 매입해놓고는 주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린채 오피스텔 분양으로 이익만 추구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있겠는가. 이날 박성민 의원은 “젊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늘려달라”고 했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백화점에 상응하는 상업시설 규모를 늘리고 공익과 주민을 위한 문화·교육시설도 확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온라인쇼핑몰의 급성장으로 백화점 영업이 힘들어졌다고는 하지만 복합문화시설의 비중이 턱없이 적은 오피스텔로 대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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