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의 음악이야기(190)]마드리갈(Madri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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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의 음악이야기(190)]마드리갈(Madrigal)
  • 경상일보
  • 승인 2021.07.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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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마드리갈(Madrigal)이란 르네상스(Renaissance 1450~1600) 후기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세속곡이다. 이전 시기인 중세 약 1000년 동안 모든 음악과 예술은 ‘신본주의’의 표현으로 인간의 즐거움이나 표현욕구는 무시되거나 억제되고 오로지 신을 숭배하는 도구로 쓰여질 뿐이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온 인류가 1400년대에 이르러 여러 예술 분야에서 ‘인본주의’를 주장하는 자기의 감정표현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 시대를 르네상스라 부른다. 그래서 마드리갈을 16세기 세속곡이라 칭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모든 예술의 기록은 교회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구전으로 전해져 교회 밖에서 부르던 세속곡은 예술의 범주에 들지도 않았으며 존재도 없었다. 그러다가 이탈리아의 마드리갈레(Madrigale)라는 시를 사용하여 중창이나 합창을 하기 시작한다. 이 마드리갈레는 사랑, 기쁨, 이별, 슬픔 등 인간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목가적인 서정시에 곡을 붙인 라틴어 마드리갈도 있었으나 그리 많지 않았으며 주로 이탈리아어 마드리갈이 작곡됐다.

마드리갈의 어원이 마드리갈레에서 왔지만 그 당시 사회분위기로는 이제까지 교회 안에서 쓰던 라틴어를 버리고 사랑의 시로 된 이탈리아어로 작곡을 하여 유행하기 시작하였으므로 마드리갈의 명칭을 ‘칸투스 마트리칼리스’(cantus matricalis 모국어로 하는 노래)라든지 ‘칸투스 마테리알리스’(cantus materialis 세속적인 노래) 라 불렀다.

이렇게 어원을 살펴보면 시가 이탈리아어로 쓰여 졌으며 종교적인 내용이 아닌 세속적인 내용이었다는 사실이 당시로는 대단히 혁신적인 것이다. 이렇게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마드리갈은 영국으로 전파되어 영어로 된 영국마드리갈을 태어나게 했고 점점 프랑스 마드리갈, 독일 마드리갈로 확산됐다.

르네상스 초기까지 세계음악의 중심지는 프랑스와 플랑드르지역이었으나 이탈리아 마드리갈이 발전하면서 유럽음악의 중심지가 이탈리아로 넘어가게 된다. 이 마드리갈이 발전하여 낭만주의 오페라를 쓰게 되는 모태가 되었으니 르네상스시대의 인본주의가 지금 우리의 마음과 많이 닮았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 Giovanni Gastoldi 작곡, Amor Vittori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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