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어>에 있는 이야기이다. 어떤 자가 공자(孔子)에게 말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어째서 정치를 하시지 않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서경』에 ‘효성스럽고도 효성스러우며, 형제간에 우애하여, (이를 미루어) 정치에 시행한다.’라고 하였소. 이것 또한 정치하는 것이니, 어찌 벼슬을 해야만 정치를 하는 것이 되겠소.”(或謂孔子曰 子奚不爲政. 子曰 書云 孝乎惟孝 友于兄弟 施於有政. 是亦爲政 奚其爲爲政. (논어 ‘위정편’)
정치는 일상이다. 정치의 출발은 나 자신이며, 내 가족이며, 내 주변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정치를 한다. 먼저 부모 자식 간에 효가 있고 형제 간에 우애 있으며, 나아가 주변 사람들과의 사이에 의로움이 있다면 그는 이미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다. 이런 마음과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고, 그 마음을 넓혀서 지자체나 나라를 이끌면, 그는 훌륭한 정치인이 될 것이다. 내 부모와 내 자식, 내 형제를 대하는 것처럼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며 그가 어찌 훌륭한 정치인 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정치는 욕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선한 의지로 하는 것이다. 선한 의지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일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치하려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라. 일상 속의 내가 올바르지 않으면, 먼저 나부터 다스려라. 그리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을 받아라. 내가 나를 다스리지 못하는데 어찌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주변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내가 어찌 국민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겠는가. 정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송철호 문학박사·인문고전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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