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석의 경제만화경(7)]디지털세대의 부상과 베이비부머의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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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석의 경제만화경(7)]디지털세대의 부상과 베이비부머의 은퇴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7.02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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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두석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보통 시대가 흐르고 변해간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잘 정리된 역사서 등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어떤 극적인 사건이 있을 때 이러한 사건의 변화를 통해서 세상의 변화를 반추하고는 한다. 최근에 가장 중요한 변곡점 중의 하나가 올해 한국나이로 37세인 이준석이 우리나라 제1야당인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었다는 사실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나이나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문화에 살고 있다. 정치적인 선호도를 떠나서 30대 젊은 당대표의 당선은 파격임에 분명하고 동시에 정치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함께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기존 세대의 퇴장이다. 보통 1차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는 55~63년생이 대략 700만 명에 이르는 데 2024년이 되면 이들이 모두 60대에 들어가게 된다. 이제는 평균수명이 높아져 전처럼 환갑을 기념하는 일이 많지는 않지만 여전히 환갑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들은 보통 30~40대에 우리나라의 초고속 성장기를 경험하면서 중장년층을 보냈다. 반면 지금 20~30대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에 능하고 1980~1990년대에 태어나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19년 이후 지금도 지속되는 코로나 전염병 시기를 거치며 점차 성장률이 둔화되는 시기에 살고 있다. 이들을 디지털 세대라고 칭할 수 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른 만큼 베이비붐 세대와 디지털 세대의 가치관은 다를 수밖에 없다. 청년기에 급격한 경제성장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나 ‘하면 된다’와 같은 생각을 가진 베이비부머와는 다르게 디지털 세대는 취업 자체에서 전방위적 경쟁을 경험하고 자연스럽게 제한된 좋은 일자리를 위한 소위 절차적 공정성을 우선시 한다. 동시에 워라밸을 중요시하고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한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나 십 수 년의 중장기 추세를 예측하는 데 있어 지금의 디지털 세대가 하는 생각, 생활양식, 혹은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향후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는 것은 비교적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요컨대 베이비부머와 디지털 세대의 차이만큼, 앞으로 우리나라의 사회·문화·경제는 급격하게 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되고 인간관계나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온라인 비대면 위주로 발전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였던 중후 장대한 산업이 디지털 콘텐츠, 온라인 교육 및 소비 등 소프트 한 산업위주로 재편 및 발전되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소비 등에 있어서도 가치소비를 고려하는 세대의 등장은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장기적으로 요구되는 공정의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이제는 평균수명이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물론 모든 이가 100세를 산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보통 직장에서 50대에 은퇴를 하고 나서도 30~40년 이상의 제2의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편적 현상이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여기에 대해 크게 고민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의 사회구조 등에 있어서 다양한 관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뜻이다. 은퇴해가는 베이비부머들은 우리나라의 초고도 성장기를 몸으로 경험한 산증인들이며 동시에 자신의 분야에서 수십 년간 경험을 통한 지식을 축적한 여러 의미의 전문가들이다. 그 이후의 세대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성장률은 떨어졌고 이미 국가의 대부분 시스템이 확립된 이후의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 적어도 그들의 경험과 지식이 독특할 것은 자명하다.

때문에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는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전체인구의 10% 이상의 인구가 생산 활동에서 은퇴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부담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신적, 비육체적 활동이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로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새로운 기회 창출이 될 수 있다. 이는 단편적인 정년연장과 같은 이슈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는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다듬고 발전시켜 새로운 지식으로 남기고 부가가치를 만들어 사회 발전을 위한 기름칠을 해야 한다는 뜻에 더 가깝다.

이들을 소비자로 인식하는 실버산업뿐만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공급자로 인식하는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최근의 많은 은퇴자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유튜브 등 SNS에 진입하는 것은 흥미롭다. 국민강사로 불렸던 김미경씨는 코로나 충격으로 폐업위기에 몰렸다가 유튜브에서 자기개발 강의를 제공하는 자기개발 플랫폼으로 변신하여 급성장했다. 거의 1년여 만에 유료 수업료를 내는 회원만 5만명에 이르고 임직원만 90명이 넘는 회사로 키웠다고 한다. ‘꿈꾸는 다락방’으로 유명한 이지성 작가는 이미 유튜브에서 운영하는 독서토론 플랫폼을 키워서 유료화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갈수록 복잡해지며 가상 대학, 카운슬링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돼 나갈 것이다. 사회·경제의 여러 분야에서 정체되고 급격한 이념의 대립이 발생하는 이 시기가 오히려 다양한 새로운 발전모델을 연구하기에 좋은 시기이며 은퇴자들의 변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장두석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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