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BTL 조기 해소로 복합문화공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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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BTL 조기 해소로 복합문화공간 만들어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7.02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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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관 10주년을 맞은 울산박물관. 지난 10년간 11만5000여점의 유물을 확보하고 누적관람객도 180만명을 돌파했다.

2011년 6월22일 울산박물관이 개관했습니다. 10주년이 지났습니다. 울산박물관에 앞서 2008년 5월30일 암각화박물관, 2009년 6월24일 대곡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2017년 5월24일 약사동제방유적전시관도 개관했습니다. 어느새 울산지역 박물관의 역사가 제법 풍성해졌습니다. 10년 역사의 울산박물관은 어떤 일들을 했으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짚어봅니다.



-울산박물관 개관 10년의 의미는.

“박물관은 한 도시의 문화수준을 측정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울산은 선사시대부터 형성된 도시입니다만, 오랜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채 경제발전을 위해 앞으로 내달리기만 했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습니다. 박물관이 들어서면서부터 울산의 역사를 새롭게 정리하고 울산의 정체성도 확보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확보한 유물은 11만5000여점입니다. 울산박물관을 다녀간 누적 관람객은 180만명에 달합니다. 울산박물관이 울산의 역사와 시민들의 정서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짐작이 어렵지 않습니다.”



-울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주요 유물은.

“울산박물관 홈페이지에는 주요유물로 36점이 게시돼 있습니다. 1775년에 그려진 지장시왕도를 비롯해서, 화조병풍도 등의 그림이 있고, 윤동주의 사후 유고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1948년 정음사의 초간본과 임시정부 2대 대통령 박은식이 쓴 <한국독립운동지혈사>도 있습니다. 조선시대 울산지역 관원의 성명·직명·지위와 부임 및 이임일자 등을 기록해놓은 <울산부선생안>과 울산 박씨 부자가 남긴 <부북일기>도 중요한 자료입니다. 청화백자초충문 타구와 분청인화문대접 등의 도자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유물이 부족해 아쉽습니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이 많아 보이지 않는데, 10년동안 관람객이 180만명이나 된 이유는.

“1층에 자리한 어린이박물관이 관람객 유치의 핵심시설입니다. 다른 도시에는 어린이박물관이 별도로 있거나 아예 없는데, 울산박물관은 1층에 어린이박물관이 있어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단체관람이 꽤 많습니다. 일반인들은 특별한 기획전시가 있거나 학술발표회 등이 있을 때 주로 방문합니다. 10년동안 특별전시회는 41건 있었습니다. 개관기념전으로 열렸던 대영박물관 특별전을 비롯해, 도산전투도, 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 공업센터 지정 50주년 기념전, 75년만의 귀향 1936년 울산 달리, 조선의 외교관 이예, 정주영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전 등입니다. 지금은 개관 10주년기념 소장품전으로 ‘울산의 역사와 미래를 담는 그릇’전을 하고 있습니다.”



-울산박물관의 장점은.

“울산박물관은 설립시기가 늦어 우리나라 공립박물관 가운데 막내입니다. 그러나 규모는 전국 10위권에 들어갑니다. 부지 면적이 3만3000㎡이고, 건축연면적이 1만4400㎡에 지하 1층 지상 2층입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위치입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해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울산대공원이 바로 옆에 있어 자연환경도 빼어난 곳입니다. 문화공간으로서 최고의 위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규모만 클 뿐 공간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지 않나.

“문화적 욕구가 다양화하면서 박물관이든 공연장이든 한가지 기능만으로는 부족한 시대입니다. 울산박물관도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변화가 필요합니다. 울산박물관은 1층에 기획전시실, 어린이박물관, 영상관이 있고 2층에 역사관과 산업사관이 있습니다. 야외전시장과 아트숍도 있으나 형식적입니다. 편의시설로는 국수가게 하나가 전부입니다. 개관 10년이 지난 만큼 공간 재구성과 부대시설 확장에 대한 요구가 많습니다.”



-공간 재구성이나 편의시설 확충은 왜 안하나.

“울산박물관은 지금으로서는 규모를 더 확대하거나 시설을 변경하는 등의 행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울산박물관은 건립 때 재정이 부족해 BTL(Build Transfer Lease)을 했기 때문입니다. BTL은 민간이 돈을 투자해 공공시설을 건설한 뒤 지자체에 소유권을 이전해주고는 20여년간 공사비와 이익을 분할 상환받는 민자유치 방식을 말합니다. 20년 분할해서 갚는 조건으로 박물관을 지었기 때문에 울산시 소유의 건물이기는 하나 계약상 건축물의 변경은 불가하다는 말입니다. BTL 기간이 20년이기 때문에 박물관의 구조를 바꾸는 등의 변화는 앞으로 10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가만히 기다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도를 찾아야 할 때라고 봅니다.”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나.

▲ 정명숙 논설실장
▲ 정명숙 논설실장

박물관 고유의 기능은 연구, 전시, 교육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젊은 학예사들이 많아서 연구분야에서는 지속적으로 성과가 쌓일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많이 쏠리는 전시분야에서는 상설전시관의 경우는 유물을 좀 더 풍성하게 보여주고, 새로운 해석을 통해 전시방향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산업사관의 경우에는 1962년 공업도시 지정 이후의 산업만을 나열해놓아 식상합니다. 울산의 산업역사는 삼한시대 달천의 쇠부리터를 시작으로 분청사기와 옹기생산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풍성해질 것입니다. 교육프로그램의 다양화도 도시 정체성 확보를 위한 박물관의 중요한 기능입니다. 울산박물관에는 교육부서가 따로 없고 직원 1명이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유아, 어린이, 청소년, 성인프로그램이 각각 2~3개씩 운영되고 있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인력과 프로그램 확충이 필요합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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