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국가정원은 울산시민들에게 더 없이 중요한 공간이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은 53만1000㎡이지만 울산시민들은 태화강 전체를 국가정원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태화강을 사이에 두고 태화지구와 삼호지구는 천지 차이다. 태화지구를 끼고 있는 주택가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섰고 부동산 가격도 엄청나게 올랐다. 벤치와 화장실, 모기트랩, 모기기피제분사기 등이 설치돼 있어 지역주민들이 산책이나 운동을 하기에도 불편함이 거의 없다.
반면 삼호지구는 철새마을로 지정돼 있을 뿐 편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강변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은 대숲 속에 모기트랩이나 모기기피제분사기만이라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는 삼호지구에 주로 철새들이 몰리기 때문에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하기 위해 편의시설 설치를 지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삼호지구 주민들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태화지구에서 남산 방면으로 편의시설과 인공시설물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관광 수익을 위해 즐길거리 확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백리 태화강 중에 일부인 태화지구에만 집중할 이유가 없다. 삼호지구도 가만 들여다보면 태화지구 못지않게 아름다운 공간이다. 태화들보다는 좁지만 넓은 잔디밭도 있고, 은행나무숲과 꽃밭, 새들이 날아드는 대밭 등 태화지구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찾는 사람이 적은 것은 순전히 편의시설 부족 때문이다.
울산시민들이 태화강을 더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그 하나가 바로 삼호지구를 태화지구와는 다른 차별화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시민들의 출입을 지양할 것이 아니라 철새와 지역주민들이 공존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다른 하나는 선바위 일대의 범서지구를 특색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선바위는 십리대숲 못지 않게 태화강의 특색을 나타내는 소중한 자산이다.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는 태화지구에만 편의시설을 집중할 이유는 없다. 지역주민이든 관광객이든 태화강 백리를 더 넓게 고루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국가정원 확대가 아니겠는가. 물론 관광수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울산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