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대책 1년…울산 매매·전세 두자릿수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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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대책 1년…울산 매매·전세 두자릿수 고공행진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1.07.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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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취득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 부담을 높인 7·10 대책을 시행한지 1년이 흘렀으나, 울산지역 내 집값과 전셋값은 ‘동반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이지만 정반대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임대인 세 부담으로 인해 월세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현실화됐다.

12일 KB국민은행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7월 대비 14.94% 상승했다. 집값뿐 아니라 전셋값도 무서운 속도로 상승했다. 지난달 울산 아파트의 전셋값은 지난해 7월보다 12.33% 올랐다.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상승은 지난해 7월 말 임대차법 영향도 크지만,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 대상 양도소득세를 10%p씩 추가 중과한 영향도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6월부터 규제 지역 내 3주택자가 집을 팔면 기본 세율에 30%p까지 중과돼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양도차익의 8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울산 남구 소재 부동산 관계자는 “집을 팔아도 양도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으니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쉽게 내놓지 않는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중·남구 지역 규제도 풀릴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또 정권이 교체되면 정책에도 바뀌지 않겠냐”면서 “보유세를 높이면 양도세라도 낮춰야 하는데 동시에 둘 다 높인 것부터가 꼬였다”고 말했다.

세 부담을 느낀 상당수의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기 보다는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증여를 택하기도 했다. 올해 1~5월 울산 아파트 증여건수는 775건으로 전년 동기(370건) 보다 405건(109.5%) 증가했다. 시장에 매물이 그만큼 많이 돌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올해 들어 울산지역 전셋값이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면서 매매가를 받치고 있어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5일 기준 울산의 아파트 전셋값은 0.23% 상승했다. 2019년 9월 4주부터 94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부동산관계자는 “투자자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전월세 매물이 나오지 않아 전셋값이 급등하는 상황이다. 지금 상황에서 일부 매물이 풀린다고 해도 단기간에 집값이 안정화되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전월세 매물 가뭄 속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 뚜렷해지면서 울산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전세의 비중이 60% 중반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든 대신, 보유세 부담과 저금리 영향 등으로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울산지역 전세 거래건수는 3636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5590건) 중 전세 비중이 65%까지 하락했다. 앞서 2020년 상반기 울산 아파트 임대차거래 중 전세 비중은 69.2%였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월세현상이 더욱 강화되면서 전세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올해 하반기에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물이 없어 전셋값 자체가 오르는데 집주인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이를 다시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결국 세입자들이 매달 수십만원의 월세를 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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