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조는 지난 6일부터 파업과 함께 크레인 점거에 나섰다. 예정했던 9일까지를 넘어서 12일 이후에도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는 14일엔 현대중공업 앞에서 금속노조 영남권 결의대회도 열릴 예정이다. ‘14일 이전에 추가제시안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와 ‘크레인 점거 농성을 풀지 않으면 교섭은 어렵다’는 회사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대중 노사는 2019년부터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해 3년치 교섭을 해야 한다. 게다가 노사관계 악화의 원인이 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심사도 막바지에 놓여 있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13일이 고비다. 사측으로부터 교섭재개 공문이 온다면 13일 오후 교섭단 회의를 통해 교섭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고 공문이 오지 않는다면 13일 오후 쟁대위 회의를 통해 파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노조의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쟁점이 만64세 정년연장인 만큼 설령 교섭을 재개한다고 해도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년연장은 자동차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현실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수주랠리가 이어지면서 조선경기회복의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실적은 140억달러(약 15조9000억원, 159척)로 늘어났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149억달러)의 94%에 이른다. 현대차도 올 상반기 지난해보다 34%가 증가한 164만대를 수출했다. 이 같은 조선·차 회복세에 지역경제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데, ‘강대강’으로만 치닫는 노사관계가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될 것이다.
제조업은 업황사이클이 중요하다. 숨통이 트이는 시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노사협상은 대화에서 시작된다. 한발 양보 없이는 대화가 불가능하다. 오랜 경기침체를 떨쳐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경기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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