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모든 사업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김성태 단장을 만났다. 2년 전 이 일을 시작해 지난해 첫 사업을 펼쳐지만, 코로나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축제는 군중과 소통하며 어우러지는 것인데 코로나가 모든 일상과 상식을 바꿔놓았습니다. 감염병에 대응해서 시도한 온라인행사는 축제의 본질인 ‘군중성’을 배제한 것이라 엄격히 말하면 축제라고 할 수가 없죠. 에이팜과 프롬나드는 당연히 취소할 수밖에 없었고, 처용문화제도 비대면 공연만 진행했어요. 기존방식이나 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숙제가 주어진 셈이죠.”
처용문화제, 에이팜, 나들이는 각각 다른 행사다. 하지만 같은 조직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형식으로 안일하게 치른다는 인식이 없지않다. ‘친절한 해명’이 필요해 보였다.
“알고있습니다. 세 축제는 모두 10월에 열립니다. 개인적으로 처용문화제는 ‘가을운동회’, 태화강공연축제나드리는 ‘가을소풍’, 에이팜은 ‘가을수학여행’으로 의미를 분류해 놓았습니다. 운동회, 소풍, 수학여행은 닮은듯하지만 기대와 설렘은 각각 다르지요. 처용문화제는 연희, 나드리는 거리예술, 에이팜은 창작국악을 기반으로 한 국제문화교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중에서도 처용문화제는 언제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정작 참여하려는 시민은 많지 않다. 새로운 것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울산문화계는 이 축제를 짐처럼 생각할 때도 있었다. 축제를 앞두고 어떤 타개책이 있는지 궁금했다.
“축제의 얼굴은 ‘전통과 새로움’인 것 같아요. 전통은 당위성을 부여하고, 새로움은 호응과 관심을 유발하지요. 두 요소가 잘 어우러져야 ‘참여’가 가능합니다. 55주년이 됐지만 여전히 숙제지요. 저는 예술, 특히 연희로 풀어가려 합니다. 처용은 음악, 무용, 문학, 미술, 민속 등 문화의 중심, 보물창고입니다. 장르를 넘어서는 기획과 상상력으로 미래 울산을 이끌어갈 가치가 충분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한국의 연희’를 중심으로 합니다. 전통연희, 무형문화재, 정재(궁중무용), 창작공연작품에 비보이, 기예, 시민참여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제연희축제로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코로나가 다시 확산일로다. 하반기 축제 일정은 다가오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떤 지 물었다.
“밀집행사가 불가능할 경우 무조건 행사를 취소하고 포기하기 보다는 오히려 긴 기간 동안 울산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는 형식, 또는 집중된 무대를 떠나 거점을 더 넓혀서 시도하는 분산형 방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시도가 되겠지요.”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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