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Z세대의 스마트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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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Z세대의 스마트 쉼
  • 경상일보
  • 승인 2021.07.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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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원격수업 시행 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그 전보다 최대 2배 이상 증가했다. 그 원인을 두고 코로나19로 인한 2020학년도 등교일수 축소, 등교수업과 비교해 원격수업의 교육적 효과 저조,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의 문제 등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 더하여 일선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원인 중 하나는 이른바 스마트폰 중독으로 불리는 ‘지능정보화서비스 과의존 현상’이다. 지능정보화서비스 과의존 현상은 해가 갈수록 저연령화되고, 숫자도 늘고 있다. 특히, 간편하게 언제든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미디어인 스마트폰 과의존이 심하다.

단지 공부 대신 디지털 게임을 많이 했기 때문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많아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인터넷 탐색, 스마트폰 활용 등으로 글을 키워드 중심으로만 훑어 읽는 습관이 자신도 모르게 생겨 글을 천천히 끝까지 정독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영상을 볼 때도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기보다는 짧게 편집한 단막 위주로 보려고 한다. 이는 아이들이 깊게 생각하는 힘을 떨어뜨렸고 집중력을 분산시켰다. 지능정보화서비스 과의존은 학력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성 저하, 디지털 피로감, 건강 악화, 사이버 범죄 노출, 정보 왜곡, 가정불화 등 다양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지금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스마트폰이 익숙한 시대였다. 그래서 소위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에게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현실적으로 원격수업에 참여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듣기 위해 정보기기를 없애기는 어렵다. 그래서 과의존 문제는 스마트폰·인터넷 자체의 문제보다는 사용에 대한 ‘조절’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검색, 채팅, 게임 등 사이버 공간에 빠졌다면 자신의 의지만으로 벗어나기 쉽지 않다. 가정마다 이른바 스마트폰 전쟁을 자녀와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스마트쉼센터에서 이에 대한 몇 가지 대처방안을 제시했다. 스마트폰 관리앱 설치, 사용시간·장소 지정, 주변의 가족·친구에게 도움 요청, 자아 존중감 갖기, 놀이·운동·취미 등 다른 유익한 활동 즐기기가 대표적이다. 만약 자녀의 과의존 증상이 심하다면 각종 치유서비스를 이용했으면 한다. 울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주관하는 상담·치료 지원, 기숙치유 프로그램, 집단상담, 부모교육,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지난 6월28일부터 울산 지역 초·중·고의 전면등교가 시작됐다. 원격수업으로 인한 정보기기 의존 시간을 줄이고, 대면활동을 늘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한 가정에서도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서 기기 사용과 같은 기본적인 방법을 실천했으면 한다. 대신 아이가 부모와 함께 몸을 차분하게 움직이는 활동을 하며 스마트 쉼을 가지기 바란다. 윤한성 송정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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