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진 가운데 휴가철을 앞두고 보다 안전한 지방으로 휴가를 떠나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됐다.
서울·수도권, 부산 등에 비해 확진자수가 적고, 거리두기 방역대책도 느슨한 울산에서 휴가를 보내고자 하는 휴가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4일 울산지역 내 인기 숙박시설들은 주말 예약이 대부분 마감됐다. 특히 낯선 사람과 마주치지 않고 오롯이 한 가족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독채펜션이나 풀빌라는 주말 공실을 찾기 힘들 정도다.
최근 동구에 신축된 키즈풀빌라의 경우 숙박료가 1박에 70만~90만원대에 달하지만 7월 말까지 주말예약이 모두 완료됐다.
울주군에 위치한 A펜션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우려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수영장을 사용하거나, 식당을 이용해야 하는 리조트·호텔 보다는 독채펜션이나 풀빌라를 많이 찾는 분위기다. 본격 더위가 시작되는 휴가철이라 예약이 늘기도 했고, 타지역 대비 울산이 안전하다는 판단으로 찾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에 위치한 B풀빌라 관계자는 “충청도, 경기도 등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방문한다. 최근들어 갑자기 예약이 급증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예약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확산세가 심해지면 취소도 많았는데 올해 들어 취소는 드문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피서객이 몰리면서 현지 주민들의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울산 북구 강동동에 살고 있는 회사원 강씨는 “주말이 되면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거나 인근 펜션을 이용하는 관관객이 급증한다. 관광 관련 종사자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수도권이나 타 지방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이 반갑지가 않다. 타지역 사람들은 ‘안전한 곳으로 피난 왔다’고 말하는데 우리 입장에선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또 오후 6시 이후 2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수도권, 밤 10시 이후 4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부산에 비해 밤 11시까지 6인이상 모임이 가능한 울산에 원정 피서객·유흥객들이 몰릴 것으로 보여 코로나 감염세가 더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3살 자녀를 둔 30대 주부 안씨는 “여름 휴가를 맞아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졌다는 소식에 취소했다. 1년 넘게 조심하고 있는데 유흥주점발 확산이 보도될 때마다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각 지자체는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날 강화된 거리두기 방역대책을 발표한 울산시는 관계자는 “현재 울산지역 코로나 방역상황은 안정적이지만, 수도권 확산세가 심각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활동량이 높은 20~30대 젊은 층의 출입이 잦은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산발적인 발생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방역관리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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