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덥다. 코로나19 때문인지 더 덥다. 24절기 중 소서가 지났고, 7월22일은 가장 덥다는 대서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덥다. 그래도 2주 정도만 버티면 가을이 시작되는 입추가 온다.
어린시절의 24절기는 신기하리만큼 잘 맞아서 우리 선조들의 계절변화에 대한 과학적 통계분석을 칭송해 마지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생각했던 어린시절의 당연한 생각이 조금씩 무너져내리는 것이었다. 차츰차츰 봄·가을은 짧아졌고, 여름이 오기 전 장마철엔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하는 기상예보 조차 제대로 못 맞췄다. 따뜻한 겨울날은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무언가를 서서히 잃어버리는 듯 했다.
지구는 지난 수만년 중에 현재보다 따뜻할 때도 있었고, 추울 때도 있었다. 인류는 이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이러했던 기후변화는,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 즉 온난화현상보다 훨씬 더 긴 세월동안에 걸쳐 생겨난 일이었다. 오래전 그 시기에는 추운지역에서 또는 더운지역에서, 보다 살기좋은 지역으로의 이동이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국경문제 뿐만아니라, 토지와 자원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이동할 수 없어졌다.
오늘날과 마지막 빙하시대와의 지구 온도 차이는 단지 4~5℃ 정도이다. 이 정도의 온도 하강이 기후에 그와 같이 막대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면, 이에 상당하는 온도 상승도 같은만큼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온난화에 따르는 주요변화 중 한가지로, 온대지역에서의(세계의 ‘곡창지대’가 여기에 속한다) 강우량 감소와 아프리카, 인도, 미국 남서부 건조지역에서의 강우량 증가로 인한 고위도 쪽으로의 농업확장 등을 예측할 수 있다.
2021년 6월7일 미국국립해양기상청(NOAA)과 UC센디에고대학 해양연구소가 공동으로 측정한 지구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평균 419ppm을 나타냈다고 했다. 이는 과학자들이 관측을 시작한 1958년(316ppm)이후 63년만에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고 했다.
온난화 대표 기체인 이산화탄소의 주요 근원은 화석연료의 연소나 분해이고 중요한 배출구는 광합성이다. 또한 이산화탄소는 다소 물에 용해되므로 해양과의 교환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근원과 배출구는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1980년대에는 해마다 거의 0.5%씩 증가했다. 이러한 농도의 증가추세는 메탄, 일산화이질소 같은 ‘온실기체’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올해 초 바이든 행정부가 첫 번째로 서명한 행정명령은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이었다. 그리곤 재임기간 4년동안에 2조달러를 환경산업에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 4년치 국가 예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오로지 환경산업에만 투자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른바 ‘그린뉴딜’ 정책이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인프라 구축, 자동차산업, 발전분야, 재생에너지, 지속가능한 농업 그리고 고효율에너지 주택 등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유럽연합 27개국도 ‘유럽 그린딜’을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미국보다 조금 적은 1340조원을 투입한다고 했다.
‘그린 뉴딜’은 한 순간에 등장한 것이 아니다. 인류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순간부터 환경을 지켜야한다는 관점에서 꾸준히 제기했던 정책기조인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려 그 중요성이 더 부각된 결과이다. 우리나라가 어마어마한 환경산업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그들과 나란히 설 수 있을까? 정신을 바짝 차리고 4차 산업과 환경산업 관련 기초과학과 융합적 응용기술 과학에 치밀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적 뒷받침을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앞으로 30년 후 ‘탄소제로’가 성공한다고 해도 온난화 기체로 인해 더워진 지구가 하루아침에 수백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지구는 이미 온난화 과정에 들어서 있다고 본다.
과연 우리의 후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