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울산은 낮 최고기온이 31℃, 체감기온은 33℃까지 올랐다. 그러나 에어컨 전기요금조차 감당하기 힘든 울산지역 재가노인과 취약계층은 열악한 환경에서 누구보다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 특히 북구 양정·염포동에는 월세가 싼 낡은 주택이 많아 취약계층도 집중돼 있다. 이들은 전기요금이 아까워 선풍기로 열을 식히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더위도 무더위지만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무료급식소가 운영되지 않아 끼니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8년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경험했던 연도다. 온열질환자 수는 452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 감시체계연보에 의하면 지난 10년간(2011~2020) 온열질환자 수는 폭염일수에 비례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열돔은 기상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올해는 시기적으로 일찍 발달한 상층 고기압이 동북아시아에 계속 정체해 있는 점을 볼 때 이번 폭염은 열돔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층 고기압의 세력이 2018년만큼 강하게 발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대폭염’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폭염은 여전히 위협적인 재난임이 틀림없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발간한 <미래안전이슈 17호>에 따르면 위험성이 가장 큰 미래재난 유형 1위는 홍수(18.6%)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태풍(17.2%), 감염병(16.7%), 폭염(14.9%), 가뭄(11.1%) 순이었다. 그 중에서도 폭염은 대규모 사망자를 초래하는 재난으로 손꼽히고 있다.
울산시는 폭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재난도우미를 활용, 각 가정마다 안부전화를 하고 가정방문을 하고 있다. 독거노인 및 취약계층은 모두 4만7785명으로, 5242명의 재난도우미들이 담당하고 있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한 복지사의 경우 북구지역 50여명의 노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10~20여명의 노인들에게 안부전화 및 가정방문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다 폭염까지 겹친 여름이다. 취약계층 지원에 인력 투입과 재정지원을 아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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