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먹구구식 주택공급,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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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주먹구구식 주택공급,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1.07.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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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주택보급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울산지역에서는 LH 등이 주도해 아파트를 계속 짓고 있고, 주택시장은 과열 양상을 멈출 기미가 없다. 그러다보니 한쪽에서는 빈집이 계속 늘어나고 도심 슬럼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제는 주택 공급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때가 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울산의 주택보급률은 111.5%로 특·광역시 중 가장 높다. 이는 전국 평균 104.8%를 6.7%나 웃도는 것이다. 2019년 기준 울산의 주택 소유율(자가 보유율)도 64%로, 전국 평균인 56.3%를 크게 넘어섰다. 이 역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울산의 주택 가격은 2020년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울산지역 주택 보급률과 소유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데도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투기 수요가 많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최근 2년 사이 울산지역 일부 아파트 가격은 자고나면 수천만원이 오를 정도였다. 투기가 극성을 부리자 울산시는 투기사범을 단속하기 위해 경찰과 합동으로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울산의 주택가격지수는 2019년까지 하락하다가, 2020년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 중에서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두드러졌다.

주택가격이 급상승하면 해당지역의 인구가 인근 지역으로 유출하기 때문에 도시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또 집값의 거품이 갑자기 빠지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는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부동산 관련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기대심리와 투기수요, 불법 거래가 비중 있게 가격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에서는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는 없다”며 경고성 발언을 했다.

울산시는 그 동안 도시확장에만 매달려왔다. 또 LH는 지역 주택보급률 등은 감안하지 않고 돈만 되면 아파트를 짓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울산지역에는 현재 건설 중인 주택지구가 수십 군데에 이른다. 이들 주택지구가 완공되면 울산의 주택공급률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도심내의 빈집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지난 2019년 기준 울산지역 빈집은 약 3만3000가구에 이르고 있다. 한해에 4000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택공급이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규모로 이뤄진다면 도시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급격한 공급량 증가나 가격 급등은 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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