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 식구가 한 집에서 생활하는데다 장애까지 갖고 있는 수지(가명·11)의 사연을 보고 익명의 나눔천사가 흔쾌히 후원금을 전달해 ‘집다운 집으로 나눔천사 12호’가 됐다.
◇“우리 미래 자산은 어린이”
A씨는 “평소 우리의 미래 자산은 어린이라고 생각해왔다.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는 수지네 사연을 보고 후원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평소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길에 혼자 울고 있는 어린이를 보고 누가 외면할 수 있겠나. 어른이 어린이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2021년에도 단칸방에 사는 아이들이 있다는 안타까움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아이들은 항상 긍정적이고 밝게 자라야 하는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혹시나 외로움과 우울감을 느낄까봐 걱정”이라며 “그러나 어린이를 사랑하는 좋은 어른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랐으면 한다. 어른들은 항상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많은 관심과 나눔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A씨는 “앞으로도 아이들의 뒤에서 언제나 든든하게 서있겠다. 아이들을 위한 나눔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힘든 상황 이겨내면, 꼭 어려운 아이들 도울 것”
수지네 가정은 이번 나눔천사의 도움으로 새로운 주거지를 얻게 됐다. 수지 부모는 “후원자 덕분에 집과 이사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수지네 가정은 이번 후원으로 300만원이 조금 넘는 매입임대 보증금 본인부담금을 기한 내에 마련할 수 있었다. 주거비 지원을 통해 얻은 새 주거지는 전용면적이 122㎡로 방 3칸인 집이다. 가구원 수보다도 협소했던 이전 거주지와는 달리 새 주거지는 아이들의 독립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어 가족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수지 부모는 “원래도 갖고 있던 가구나 짐은 많지 않았다. 아직은 집이 휑하지만 차근차근 채워나가려고 한다”며 “새 주거지가 학교 인근에 있어 장애가 있는 수지가 등·하교하는 어려움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여기에다 경제적인 부담도 크게 줄었다. 새 거주지는 매월 주거비 28만원 정도가 지출되는데 수지네 가정은 이 금액만큼의 주거급여를 지원받고 있어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얼마 전 직장을 잃었던 수지 아버지도 이전에 근무했던 곳에서 연락이 다시 와 이력서를 제출해 놓았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수지네 가정은 거주지 문제가 해결됐으니, 수지 아버지가 근로활동을 시작하면 경제적으로도 더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수지의 어머니는 “이렇게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 생겨 기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중에 우리가 힘든 상황을 이겨낸다면, 우리도 후원자처럼 어려운 아이들에게 힘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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