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콘텐츠를 꼽을 때 ‘반구대 암각화’를 빼놓을 수 없다. 발견(학계보고) 50주년을 맞은 올해,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올랐고, 암각화를 낀 대곡천은 울산 최초의 명승으로 지정됐다. 이처럼 울산의 소중한 역사문화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울산에는 아직 ‘반구대 암각화’를 앞세워 이를 대외에 홍보하는 대규모 문화행사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회성 공연과 전시, 1박2일 일정의 선사인 체험 등이 있으나 관람객과 참가자 규모는 유산이 갖고 있는 역사성과 미래가치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반구대암각화 서예대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전국 단위로 운영되는 서예공모전이다. ‘반구대 암각화’를 행사명으로 내건 거의 유일한 전국 단위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행사의 취지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147호 천전리각석을 보존하고 국내외에 이를 널리 알리고자 시작하게 됐다’고 알리고 있다.

이 행사를 어렵사리 이끌어 온 이들은 울산지역 서예가들이다. 우리글써주기운동본부는 이미 9년 전 이 사업을 시작 해 해마다 이어왔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하반기 개최를 목표로 공모전 요강을 이미 확정했고, 전국 400여 곳 서예가협회와 단체 등을 대상으로 울산이 암각화의 도시 임을 알리는 동시에 암각화야말로 한반도의 글·그림 역사의 기원임을 설명하며 전통의 서예문화와 연결시키고자 한다.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일각에서는 서예의 틀을 벗어나 이제는 문화예술 전반으로 이 행사를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는 제언도 나오고 있다.
우리글써주기운영본부와 반구대암각화서예대전운영위원회를 맡고있는 이상문(사진) 서예가는 “울산지역 기업, 지역 문화예술인들, 그리고 시민들의 성원으로 어렵사리 이 행사를 유지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문자가 없던 당시, 바위그림으로 새겨진 당대의 기록이다. 사회·문화와 예술의 진원이라 할 수 있다. 내년 10회 행사를 앞둔만큼 다양한 의견과 도움말을 들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