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은 선거 2~3개월을 앞둔 시점에나 마무리된다. 올해는 특히 대통령 선거가 3월에 치러지므로 지방선거의 공천은 더 늦어질 우려도 있다. 유권자들이 급조된 공약을 보고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말이다.
현재 시장 후보군은 십수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송철호 현 시장이 재선 도전을 선언했고,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 서정협 전 서울시장 권한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두겸 전 남구청장, 박대동 전 국회의원, 박맹우 전 시장, 서범수 국회의원, 이채익 국회의원, 정갑윤 전 국회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직간접 표명했다. 진보당에선 김종훈 전 국회의원의 출마가능성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선거캠프를 꾸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캠프 조직에서는 아쉽게도 울산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엿보기가 어렵다.
후보군 가운데 70대가 많다는 사실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단순히 나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경륜은 무엇보다 큰 자산이다. 특히 시장이나 국회의원 경력은 광역자치단체의 운영에 매우 중요한 경험이 된다. 정부 부처나 국회와의 긴밀한 인맥은 자치단체 운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한다. 다만 워낙 미래환경이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경험과 인맥만으로 온전히 시정을 헤쳐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산업에서는 4차산업혁명이 진행중이다. 사회의 중심 인력은 이미 디지털세대로 옮겨갔다. 과거의 일반적 경험만으로는 헤쳐나가기 어려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물론 후보가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캠프 조직은 각 분야별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력을 갖추고, 새로운 울산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울산은 변화가 절실한 도시다. 지난 60여년간 산업도시로 승승장구함으로써 시정(施政)이 크게 중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경제와 사회, 문화와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포토폴리오(portfolio)가 시급해진 울산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그 새로운 포토폴리오가 제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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