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 따르면 제주시 초천읍 선흘지역에 지난달 31일 낮 12시19분부터 1시18분까지 1시간동안 내린 비가 무려 125㎜나 됐다. 이날 하루동안 선흘지역에 내린 비는 207㎜이다. 제주시 건입동 역시 시간당 강수량이 최고 99.2㎜까지 관측됐다. 울산에서도 지난 1일 북구 일부 지역에서만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다. 2일에는 남구 일부 지역에서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기습폭우가 제주도만의 일은 아닌 것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기습폭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일이라며 올 여름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적어도 지난해 발생한 태풍지역의 복구만이라도 제때 이뤄져 다음해까지 그 피해가 연장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태풍으로 인한 피해지역의 복구가 완전히 되지 않아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발생지역은 28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4곳은 아직 피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았다. 울산시가 조사한 장마철 인명피해 우려지역은 97곳이고 침수우려 취약도로도 36곳에 이른다. 취약지역에 예측불허의 기습폭우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2016년 9월 태풍 차바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경험한 울산시민들은 여름철만 되면 폭우에 대한 공포심이 엄습해오기 마련이다. 울산시도 태풍 피해를 경험한 만큼 기상상황에 따른 재난안전대책을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예비특보가 발령되면 시와 5개 구·군별로 재난안전대책 본부가 가동되고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들어간다고 한다. 올해는 장마나 태풍이 아니라 기습폭우가 더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기습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침수 피해 대책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기습폭우는 갑작스런 도로 침수로 운전자를 당황하게 해서 인명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습폭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안전매뉴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