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베이비붐 세대를 대비한 고령친화산업을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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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베이비붐 세대를 대비한 고령친화산업을 준비할 때
  • 경상일보
  • 승인 2021.08.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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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혜 울산과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17년 고령사회로 들어선 이후 고령인구는 2021년 16.7%인 850여만명으로 증가했고 2050년에는 1900만70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 중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그리고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되는데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고령인구 증가는 연평균 1%에 달해 통계청이 예측한 2025년 초고령사회는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고령사회는 소득을 상실한 노인의 빈곤율 증가, 노동력 부족과 노인부양 문제를 초래했다. 노동공급의 감소와 노동력의 질적 하락, 저축과 투자 그리고 소비 위축 등 경제 활력 저하와 성장 잠재력 둔화까지 연결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최근 고령인구에 포함된 베이비붐 세대는 그동안의 고령인구와는 다른 측면으로 해석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높은 교육 수준과 높은 소득 수준을 가지고 있어 노인을 빈곤과 부양문제로만 접근하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소비의 다양화, 여유로운 소비행태, 의료수요 증가 등 고령층의 새로운 구조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고령친화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고령친화산업은 노인을 주요 수요자로 하는 고령친화 기기 및 용품 제조, 장수 의학, 평생 교육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이다. 기능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화하는 산업으로 고령자가 이용하기 편리한 제품을 생산해 고령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노령인구증가와 함께 노령인구 부양비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고령친화산업의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고령친화산업 시장규모는 요양,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식품, 영가, 금융, 주거용품, 정보통신 등 주요산업 9개 시장을 합한 것으로 2012년 약 27조4000억원에서 2020년 약 124조9000억원으로 전망됐다. 특히 금융이 전체 시장의 48.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다음이 식품, 여가, 요양 순이다.

미국 고령층의 소비는 전체 소비의 30%로 의료건강관련 비중이 크고, 일본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고령친화식품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고령친화식품 시장규모도 2018년 2조5000억위안에서 올해 3조2000억위안까지 증가하리라 예측된다.

고령화는 이제 산업발달의 기회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해외 주요 국가도 국가 차원에서 고령친화산업을 지원, 육성하고 있다.

일본은 로봇 및 ICT 기술을 활용한 요양기기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연구기관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고 중국은 2000년의 초고령친화사업을 시작으로 서비스 시설, 노인 돌봄, 경로 우대 등의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독일은 고령화를 경제 성장의 기회요인이라 보고 매년 3~4억유로를 의료 및 고령자 독립을 위한 연구개발에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령친화우수제품 지정제도 개발운영을 위해 2008년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지자체들도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위한 시책으로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 등의 추천을 받아 선도기업을 선정하고, ‘고령친화도시’를 기반으로 노인들이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 인프라, 서비스 등이 조성된 도시를 추진 중이다.

최근의 고령친화산업은 질병치료와 재활중심에서 사물인터넷, 모바일 인공지능 등 개인화된 측정과 일상을 모니터링하고 원격 건강관리 서비스를 활용한 예방과 건강관리 위주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응급 알림, 스마트플러그에 기반한 독거노인 돌봄서비스, AI 돌봄로봇 등이 이미 활용 중이다.

연령이 높을 수록 건강식품, 노화방지 화장품, 패션용품, 질병치료를 위한 의약품 등에 돈을 지불 할 의사가 높았다는 한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령층은 더 이상 경제력이 떨어지는 세대가 아니며 고령친화산업은 향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주목해야 한다.

나아가 고령친화산업과 노인복지의 융합으로 새로운 베이비부머 노인세대를 대비해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고령층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정부시책과 고령친화산업의 조화가 필요할 때다.

정영혜 울산과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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