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질병관리청도 코로나19 4차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견해를 제시하면서 유행 정점이나 기간이 3차보다 길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시민들의 생활 불편도 심화되고 있지만 개개인 스스로 방역의 주체임을 잊지 않고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은 무척 자랑스럽다. 마스크 기부, 의료진 자원봉사 등 개인을 넘어 공동체 위기 극복을 위해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이 극찬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국은 전염병 대처에 있어 돈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국 정부가 마련한 예산은 대응책의 일부일 뿐이며 지역공동체의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독일 슈피겔 등도 우리의 공동체 의식이 코로나19 전쟁에서 우리들의 절제력과 사회 전체의 응집력을 일제히 높게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동체 의식이 자주 언급된다. 공동체 의식은 무엇인가? 우리 전통사회는 인간을 개체주의적 인간관과는 달리 그가 속한 공동체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유기체적 존재로 파악했다.
언제나 개인을 주위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해 온 것이다. 유학에서 말하는 정명(正名)사상도 바로 관계 속에서의 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맡은 바 역할을 다하는 정신을 담고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이자 정치철학자 마이클 센델 교수도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과를 거둔 이유로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결속력’을 꼽았다. 센델 교수는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방역결과가 다른 이유에 대해 “중요한 차이점은 공동체 의식이 있어서 고통 분담의 정신으로 사람들이 위기에 맞설 의향이 있는지, 바이러스와 싸우고 공공보건을 증진하며 공공선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결속력이 있는지 여부”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착한 임대인’‘착한 선결제’ 운동을 예로 들면서 “무척 인상 깊었다”며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시민사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이라 매우 인상 깊었으며 시민들 상호간 배려와 존중을 보여줘 효율적인 정부조차도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음을 아는 사회로 나아가고 그로부터 더 큰 의미의 공공선에 이르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곧 공공선, 연대, 사회적 결속의 원칙이 우리 시민들 스스로 코로나19 위기를 헤쳐 나가는 실천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우리는 ‘자신의 행동이 사람들에게 해가 된다면 기꺼이 행동을 고치겠다(시민의식조사 결과 73.8%)’고 하며 ‘사회적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19년 72.9%→20년 80.9%)’는 인식이 더 커졌다. 이렇듯 코로나19의 지루한 일상이 계속되는 과정에서도 시민들의 사회적 결속력은 씩씩하고 건강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지금도 각자의 위치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울산시민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2021시즌 NC다이노스의 새로운 캐치프레이즈,‘NEVER STOP(멈추지 않는 도전)’처럼 우리 스스로 코로나19 극복 노력을 멈추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명수 전 울산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