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종합지수 상으로 보면 상위권에 속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크게 자랑할 계제가 아니다. 우선 경북, 강원, 전남은 고령화가 심한 곳이다. 게다가 경제 취약지역으로 분류돼 있는 등 혁신성장 실현 기반이 미약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지역으로, 연구개발(R&D)과 제조업 신산업의 기반이 아직 구축되지 못한 곳이다. 이들 지역과 울산을 저울질해 울산을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한다면 그야말로 아전인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울산은 종합지수 평가의 두가지 항목 중 미래산업기반역량이 충북과 전북 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산업은 앞으로 시민들에게 대대로 먹거리를 제공해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반이다. 아무리 혁신기반역량이 커도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헛일일 뿐이다. 이번 조사에서 울산은 연구개발(R&D) 부문이 우수한 반면 지식창출 및 R&D 성과가 창업활동 및 신산업과 연계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는 최근 한화솔루션(주)·울주군·울산도시공사 등과 KTX울산역 인근 복합특화단지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울산시는 전체 복합특화단지의 약 28%를 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해 미래차, 게놈바이오, 에너지, 정보통신·나노기술 등 미래특화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되려면 아직도 4년이 남았고, 기업유치와 공장신축 등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혁신성장역량이 높은 곳을 살펴보면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연구개발, 지역산업 구조고도화, 고부가가치기업 입지 등과 연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지역경제가 성장하려면 우선 혁신기반역량 토대가 지역 내에 광범위하게 구축·확산돼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이번 보고서를 보면 대전·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경제격차가 현저하게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경제격차는 국가균형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울산과 부산, 경남이 수도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동남권 메가시티의 역량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동남권의 혁신성장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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