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름철, 영남알프스의 안전한 산행을 위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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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여름철, 영남알프스의 안전한 산행을 위한 안내
  • 이왕수 기자
  • 승인 2021.08.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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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영 울주소방서장
영남 알프스는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9개 산이 수려한 산세와 경치를 자랑하고 있고,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KTX 울산역 개통과 더불어 등산객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산행 인구의 증가는 불행하게도 산악사고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간월재 정상부근 임도에서 55세 남성이 하산 중 실족으로 이마 열상과 치아 골절이 발생했고, 며칠 전 한낮에는 여성 3명이 신종코로나와 더위를 피해 신불산으로 등산 중 해발 1070m 지점에서 조난을 당한 사례가 있었다. 다행히 탈진상태의 요구조자를 구조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아찔한 산악사고는 빈번이 발생하고 있다.

영남알프스 산악사고 통계를 보면 신종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에는 105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41건으로 34%나 증가했다. 이처럼 증가하는 산악사고에 대비해 여름철 안전한 산행을 즐기기 위한 주의사항을 알아보자.

산에서는 일출·일몰시간이 산행 기준이 되므로 가급적 일찍 출발, 일찍 도착을 해야 한다. 여름철 해가 길다고 하지만, 산에서는 평지보다 해가 빨리 지고 해가 지면 어둠도 빨리 찾아 온다. 해지기 두 시간 전에는 하산을 마쳐야 한다. 늦은 출발과 하산은 무리한 산행을 불러오고 그만큼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다음으로 정해진 등산로로 일행과 소통하며 산행해야 한다. 조난사고는 대개 일행에서 이탈해 길을 잃거나 실족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등산로에는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표시와 안전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므로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 가면 조난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산행은 숲이 우거져 등산로를 조금만 이탈해도 일행들의 시야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반드시 서로 소통하고 보조를 맞추며 산행해야 한다.

또한 산행 사고의 대다수는 하산 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질환은 발목 염좌와 골절이다. 지치고 긴장이 풀린 상태이고, 평소보다 발목 관절에 하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최초 사고 시에는 손상 정도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기에 일단 붕대를 감거나 부목을 덧대 발목을 최대한 고정해야 한다. 만약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다쳤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간혹 부러진 뼈를 맞춘다며 상처 부위를 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뼈 주위의 근육이나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어 절대 삼가야 한다.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더라도 산에서는 기상악화 등으로 예기치 못한 사고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길을 잃었을 때는 아는 곳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지쳤거나 어두워 등산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 산악지형 특성상 사고 위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근처 산악위치 표지판 번호를 알려주거나 신고앱을 통해 신고하면 119상황실에서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능해진다. 또한 예비 배터리를 반드시 휴대해 통신이 두절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등산은 자연을 즐기며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좋은 운동이지만, 산행 중 음주는 소뇌의 운동 기능과 평형감각, 몸의 반사 신경을 둔화시켜 실족의 위험성을 높이므로 절대 삼가야 한다.

대부분의 산악사고는 안전수칙을 무시하거나 무리한 산행으로 발생하는 만큼 항상 자신의 체력을 감안해 산행해야 한다. 오늘도 많은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내리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건강이다’라는 마음다짐을 하산할 때 까지 반드시 기억하자.

정호영 울주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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