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8월 중순에 다시 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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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8월 중순에 다시 장맛비?
  • 경상일보
  • 승인 2021.08.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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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

천리안 위성영상을 보면, 중국남부와 일본에 걸쳐 동서로 길게 늘어진 선명한 눈구름대가 눈에 띈다. 7월 중순쯤 북쪽으로 밀려나 흩어졌던 정체전선이 다시 제주도 부근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정체전선으로 인한 호우는 8월 중순에서 늦게는 8월 말까지이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정체전선은 무엇인가. 기상청 <장마백서>에서 정의한 장마현상이란, 동남아시아의 몬순(Monsoon)과 연관되어 시작하는 것으로 중국, 우리나라, 일본 등지에서 유사하게 발생하는 계절현상이다.

우리나라 장마의 주역은 해양성 한대기단인 오호츠크해 고기압인 경우가 있으나, 주로 해양성 열대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과 대륙성 한대기단인 대륙고기압이다. 이로 인해 북쪽의 찬 고기압과 남쪽의 고온다습한 고기압 사이에 기상학적인 정체전선이 형성된다. 계절의 진행에 따라 남해상에서 북상해 제주, 남해안에 접근하는 것을 장마전선이라 칭했다.

이 밖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남쪽으로 물러가는 과정에서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대립을 할 경우, 정체전선이 형성되는데 ‘2차 우기’와 ‘가을 우기’가 그렇다. 2차 우기는 8월5일부터 8월26일까지 22일간이며, 가을 우기는 9월1일부터 20일까지 대략 20일간이다. 2차 우기의 발생빈도는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76%, 중부지방에서 93%로, 과거(기상청 장마백서 1995년, 1961~1990년까지 71개소 자료 분석) 중부지방은 거의 매년 2차 우기가 있었다. 가을 우기의 발생빈도는 내륙지방인 광주, 대구, 대전에서 60%, 그 밖의 지방에서 78%로 여름의 2차 우기보다 발생빈도가 낮았다.

아직 우리나라는 제주도에 연일 이어지고 있는 정체전선상의 비를 ‘2차 우기’ 혹은 ‘2차 장마’라고 정확하게 명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일본은 중국 상하이에서 제주 남쪽을 거쳐 일본 중부까지 기다랗게 자리한 정체선선을 장맛비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비의 이름이 아니다. 지난해 역대 최장의 장마가 이어지더니, 올해는 지각장마에 이례적으로 짧았던 장마, 또 ‘2차 우기’까지 겹쳤다. 여름철 기상 공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예측이 너무도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들쭉날쭉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새로운 잣대가 절실해 보인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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