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 명촌·진장·효문동 일대 주민의 숙원 사업인 명촌지구대가 지난 8월11일 드디어 문을 열었다. 오래 기다린 사안인 만큼 주민 다수가 참여해 함께 축하하고 싶었을 것이나 코로나19 방역 준수 차원에서 소수 인원만 개소식에 참가해 함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축하 인사를 나눴다.
부지 1074㎡ 건물 429㎡ 지상 2층 규모로 효성해링턴 아파트 앞에 건립된 이 지구대에는 19명의 경찰관이 근무하면서 명촌·진장·효문동 일대 2만여 주민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명촌지구대가 위치하는 치안의 사각지대였던 진장·명촌지역은 1998년 허가를 받고 1999년 평창토건이 시공을 맡아 토지구획정리사업이 펼쳐졌지만, 2006년 평창토건의 부도로 공정률 70% 상황에서 중단된 후 24년째 준공이 되지 않고 있는 지역이다.
2020년 3월 대법원이 전국 최초로 이 조합에 대한 파산을 결정하면서 대부분의 사업이 진행될 수 없었는데, 이 지역은 가로등 설치가 부족하여 주민들이 밤이면 어두운 골목길을 접할 수밖에 없었다. 답답한 주거 공간 지척에는 숨쉴만한 공원 부지가 있음에도 개발이 되지 않아서 주민들의 피로감은 가중돼 왔다.
이처럼 지역개발사업이 장기적으로 방치되면서 주민의 생활 안전과 관련된 사안은 소홀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었다. 소외되고 방치된 명촌·진장지역은 그동안 치안 부분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컸다. 그동안, 즉 명촌지구대가 문을 열기 전에는 5㎞ 가량 떨어진 화봉파출소에서 이곳의 치안을 관할하고 있었는데, 거리가 멀어 즉각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화봉파출소는 최근 대단위로 들어선 송정지구 신도시 아파트의 입주로 치안 수요가 증가해 업무가 과중됐고, 새로운 지구대 설립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특히 조합의 부도상태에서 유흥가와 주거지가 함께 있어 치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구대의 신설 필요성이 적극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자와 경찰청 관계자 등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명촌지구대 신설이 결정됐고 지난 2월 착공하여 5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이번에 개소했다. 사업 준공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명촌지구대의 개소는 공공의 안녕과 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치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여 범죄를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명촌지구대가 문을 열면서 명촌·진장지역 치안을 위해 급한 불이 꺼졌지만, 북구에는 또 다른 곳에서 파출소 신설을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 인구가 4만명이 넘어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파출소가 별도로 없는 북구 최대 행정동 농소2동이 그곳이다.
농소2동은 도시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아파트가 많이 건설되어 인구 유입이 많았고 매곡·중산·이화산업단지 밀집지역에 196개 업체가 들어와 있으며 지속적으로 이주업체가 늘고 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농소2동에서는 2019년도부터 매년 파출소 신설을 시도해 왔다. 이는 치안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들이 할 수 있는 당연한 요구다. 하지만 면적과 인구가 설립 기준을 충족함에도 112 신고 건수와 5대 범죄 발생률이 설립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주민의 설립 소망은 번번이 좌절되었다. 농소2동 주민들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결성한 ‘농소2동 파출소 설립 추진 위원회’에서는 그동안 1만5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울산경찰청에 제출하고 파출소 설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빠른 시일에 파출소를 설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농소2동 주민센터에서도 서울경찰청에 민원 형식으로 농소2동 파출소 신설 필요성을 전달했다. 농소2동파출소 설립은 그동안 지역의 치안 공백과 상대적 소외감을 느꼈던 주민들의 불안감과 불편함을 해소할 것이며, 든든하고 안전한 거주 여건을 조성할 수 있어 이 지역 발전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주민 수 22만의 북구는 울산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심도 그 어느 곳보다 많이 형성되고 있어 발전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큰 지역이다. 그러나 인구의 증가에 따라 이에 발맞춰 안정적인 치안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열망을 적극 수렴하고 보다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범죄에 대처할 수 있는 치안 정책이 우리 북구에서는 지속적으로 확충,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백현조 울산 북구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