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31)]길고양이, 들고양이, 도둑고양이, 골목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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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31)]길고양이, 들고양이, 도둑고양이, 골목고양이
  • 경상일보
  • 승인 2021.08.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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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우리의 생각을 문장으로 옮길 때 적절한 낱말 선택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부족하다. 비슷한 뜻의 낱말 중 선택할 때 문장 속의 맥락에서 적절한지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비슷한 낱말을 활용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전을 소개한다. <새로 쓰는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 (최종규, 2016)> 이다. 뜻이 비슷한 낱말의 사용법을 설명과 예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면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비슷한 말을 문장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살펴본다.

길고양이, 들고양이, 도둑고양이, 골목고양이…. 요즘 고양이에 관심이 많아 고양이를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고양이를 집고양이와 집 밖에 있는 고양이로 일단 구분한다. 그럼 집 밖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와 들고양이의 차이는 무엇인가. 길고양이는 사람 손을 타기도 하면서 사람과 가까운 길에서 지내는 고양이지만, 들고양이는 사람 손을 안 타면서 들에서 홀가분하게 살아가는 고양이를 가리킨다. 그리고 도시의 골목에서 살아가면 골목고양이라 한다. 도둑고양이는 사람 손은 안타지만 사람과 가까운 데에서 먹이를 찾으며 살아간다.

나무라다, 꾸짖다, 탓하다, 타이르다, 꾸중, 꾸지람, 지청구. 어떤 일을 추진한 결과가 기대 이하이면 상관이나 나이가 많은 연장자의 걱정을 듣는 경우가 ‘나무라다’이다. ‘나무라다’는 어떤 몸짓이나 말투를 밝혀서 알아듣도록 좀 가볍게 말한다. 조금 더 강하게 나무라는 경우는 ‘꾸짖다’이다. 이 ‘꾸짖다’의 유사어에는 ‘꾸중’ ‘꾸지람’ 등이 있다. ‘나무라다’와 ‘타이르다’는 비슷하게 쓰지만 ‘나무라다’는 허물을 살짝 들추는 느낌이 깃들고, ‘타이르다’는 ‘달래다’와 비슷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부드럽게 말하는 느낌이다. ‘지청구’는 ‘꾸지람’과 같은 뜻으로 쓰고, 남을 탓하는 자리에서도 쓴다.

넘어지다, 엎어지다, 자빠지다, 쓰러지다, 고꾸라지다. ‘넘어져서 무릎이 깨졌다.’ 이 문장에서 ‘넘어져서’를 ‘쓰려져서’로 교체하면 적절하지 않다. 그 이유는 ‘넘어지다’의 뜻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바닥에 닿는 데 비하여, ‘쓰러지다’는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몸이 바닥에 길게 닿기 때문이다. 이외 ‘자빠지다’는 몸이 뒤로 기울어져서 몸이 바닥에 닿는 경우이고, ‘꼬꾸라지다’는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이며, ‘엎어지다’는 몸이 바닥에 모두 닿는 모습이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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