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외국인의 ‘셀코리아’ 공세로 주가급락. 채권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원화 약세)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로나 4차 유행 등에 따른 원화 약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 우려 등으로 연일 ‘셀코리아’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총 30조7260억원 어치를 순매도해 작년 순매도(24조7128억원) 금액을 넘어섰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4월(829억원 순매수) 한 달만 제외하고 나머지 7개월 모두 순매도를 나타냈다. 특히 이달 들어 지금까지 6조49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8월 코스피 수익률은 -4.43%로 G20 대표 주가지수 중 중국(-0.87%), 일본(-0.99%), 브라질(-3.08%)보다 낮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하루 2조6000억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대규모 매도공세로 서울 외환시장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달러당 11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가는 지난해 9월29일(1171.2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원화가치 절하(원화 약세)는 자동차·조선 등 주요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돼 수익성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날 ‘원화 환율 변동이 우리 경제 및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과거 원화가치 절상 기간(2010~2014년)에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2.5%p 하락했지만, 최근 원화 절하 기간(2014~2018년)에는 3.1%p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2019년 산업연관표를 통한 분석에서도 원화가치 10% 절하로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1.3%p 상승했다.
원화가치가 10% 떨어지면 수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3.4% 증가했지만, 수입 원재료비도 상승해 영업이익률이 2.1%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업종별는 전기장비·운송장비(자동차·조선 등), 기계·장비, 컴퓨터·전기 및 광학기기는 원화절하로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수출단가 인하가 어려워 이를 통한 이익까지 볼 수 있는 산업으로 분류됐다.
반면 석탄 및 석유, 목재·종이, 1차 금속은 원화 절하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수출단가 인하로 피해가 늘 수 있어 기업 차원에서 환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 강내영 수석연구원은 “최근 원화가 달러화, 유로화, 위안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빠르게 절하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면서 “제조업 중 수출 비중이 높고 원자재 수입 비중이 적으며, 환율 변동의 대응력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