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은 미친 짓일까? 아니다. 결혼은 하는 것이 더 좋다. 결혼하는 것이 좋다는 말에는 수많은 반론이 제기될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변함없다. 아이를 낳아야 할까? 그렇다. 아이를 낳으라고 하면 또 수많은 반론이 제기될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역시 변함없다.
미분방정식이라는 것이 있다. 쉽게 설명하면 ‘현재 값’과 ‘변화율’ 그리고 ‘변화율의 변화율’에 대한 공식이다. 예를 들면, 일기예보는 태풍의 위치와 이동속도, 그리고 이동속도의 변화율을 고려해서 예보한다.
결혼은 요즘 청년에겐 미친 짓이다. 불확실한 노동시장과 높은 집값, 그리고 불합리한 고부관계를 생각할 때 결혼은 미친 짓이다. 청년세대가 철이 없어 그런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판단을 몇 번이나 반복해도 청년에게 결혼은 미친 짓이다. 하지만 현재 값과 변화율 그리고 변화율의 변화율을 고려하면, 결혼은 해야 한다.
현재 미혼인 청년의 행복수준을 6이라고 하자. 그것이 현재 값이다. 그 다음은 변화율이다. 결혼을 하면 변화율은 마이너스가 된다. 결혼은 미친 짓이기 때문이다. 아이까지 낳으면 변화율의 마이너스 값은 더 커진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행복수준이 절반으로 감소한다고 하자. 그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의 행복수준은 3이 된다. 6에서 반토막이 된다. 그러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행복을 줄인다. 하지만 핵심은 변화율의 변화율이다.

신생아를 키우는 것은 힘들다. 밤에 잠도 못자고, 아이는 울기만 한다. 아이를 데리고 식당에 가서 밥 한 번 먹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아이는 성장한다. 2년쯤 지나면 밤에 자다가 울지도 않고, 4년쯤 지나면 식당에서 밥도 잘 먹는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들지만 힘듦의 정도는 점점 감소한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변화율의 변화율이 플러스면 그렇다.
현재의 행복수준이 6이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행복수준이 3만큼 감소해 3이 되지만 아이를 낳고 2년이 지나면 행복수준은 2만큼만 감소한다. 아이가 밤에 잠을 잘 자서 키우는 것이 조금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수학적으로는 변화율의 변화율이 +1이기 때문이다. 행복수준이 3이었는데 2만큼 감소했으니, 행복수준은 1이 된다. 3에서 더 줄어든다. 따라서 결혼과 출산은 여전히 바보같은 선택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처음에는 3만큼 행복이 감소했지만 그 다음에는 2만큼만 감소했다는 것이다. 감소하는 폭이 줄어든다. 그것이 핵심이다(그림 참조).
아이를 낳고 4년쯤 지나면 식당에서 밥도 잘 먹으니 행복의 감소폭은 1이 된다. 행복수준은 1에서 0으로 줄지만, 감소폭이 또 줄어든다. 변화율의 변화율이 +1이기에 2년 뒤의 행복의 감소폭은 0이 된다. 그리고 행복수준도 0을 유지한다. 가장 힘든 시점이다. 엄마들이 경단녀가 제일 많이 된다는 초등학교 1학년과 연결된다.
하지만 2년이 더 지나면 행복은 이제 1만큼 증가한다. 변화율의 변화율이 +1이기 때문이다. 행복수준은 1로 올라간다. 변화율도 드디어 플러스로 전환된다. -3, -2, -1, 0, +1로 변화율이 변한다. 이제 행복수준도 증가한다. 행복수준은 6, 3, 1, 0, 0, 1로 변한다. 2년이 더 지나면 변화율은 +2가 되고, 행복수준은 1에서 2만큼 늘어 3이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6을 회복한다.
고진감래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변화율의 변화율이 플러스이면 언젠가는 좋은 시절이 온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꼭은 아니지만 보통은 그렇게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초기의 변화율을 마이너스로 만들지만 변화율의 변화율이 플러스이기에 결국 플러스로 전환된다. ‘꼰대’들이 본인의 결혼에는 불만이 무척 많으면서도, 결혼과 출산을 권장하는 이유다. 단기적으로는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변화율의 변화율이 플러스이기에 보람을 느낀다. 내 아이의 맑은 웃음을 듣고, 응급실에서 열이 나는 아이와 밤을 새 본 부모는 안다. 그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처음의 변화율은 플러스다. 하지만 변화율의 변화율은 마이너스다. 결혼을 안 하면 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러한 장점들은 60대를 넘어가면 다 사라진다(그림을 뒤집으면 된다). 고독한 삶이 기다린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많은 장점이 있지만, 60대를 넘어가면 역시나 다 사라진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삶은 30대와 40대에는 좋지만, 결국 고독한 삶으로 이어진다. 단순논리지만 수학적으로는 맞다. 경험적으로도 그렇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변화율의 변화율 때문에 행복수준이 곡선이 되고 결국에는 행복수준이 역전된다. 그래서 고독사는 겨우 면한 필자가 청년들에게 이야기한다. 단기적으로는 손해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니니 결혼하라고.
유동우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