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논(Canon)은 음악에서 ‘돌림노래’를 뜻하는 말이다. 이 카논은 오늘날 작곡법 발전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 바로크(Baroque) 시대에 ‘대위법’이라는 작곡법이 생겨나게 했다. 르네상스(Renaissance) 시대부터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생겨나기 시작한 카논이 바로크 시대에 와서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Johann Sebastian Bach)에 의해 정리됐다. 지금은 작곡 전공자의 필수 과목이다.
카논 형식의 기본은 ‘돌림노래’다. 형태는 간단하다.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직접 노래를 부르며 경험한 사람이 많다. 그중 제일 많이 또 쉽게 배웠던 노래가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이다. 이 노래를 두, 세 그룹으로 나누어 첫 번째 그룹이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하고 두 마디를 노래하면 이어서 두 번째 그룹이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하고 따라 부른다. 그렇게 부르는 동안 두 파트의 노래가 되고 여기서 두 음정이 겹쳐져 화음이 생겨나고, 두 마디 후에 세 번째 그룹이 이어서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를 부르면 세 파트가 되어 세음정이 겹쳐져 삼화음이 나타난다.
인류의 음악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중세 초기부터 1000년 동안 계속되던 단선율 음악이 카논형식인 돌림노래에 의해 두 음정, 세 음정 화음이 생겨나서 오늘날 무궁무진하고 화려한 음악으로 발전해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느끼게 하는 도구가 된 것이다. 카논이라는 단어가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대포’라는 뜻으로 더 일반화 되어 있기도 하다. ‘대포’라는 뜻이 많이 사용되면서 스포츠에서도 차용해 쓰고 있다. 대포같이 강한 볼은 ‘캐넌(Cannon)볼’, 대포같이 강한 슛은 ‘캐넌(Cannon)슛’이라고 하는 것이 그 예다.
카논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의 Kanon에서 나왔다. 자(Ruler), 기준, 표준, 교리, 윤창(돌림노래 Canon) 등의 뜻이 있다. 독일은 그리스어 그대로 카논(Kanon)으로 쓰고 이탈리아는 카논(Canon)으로, 프랑스는 카농(Canon)으로 발음한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카논 또는 캐넌(Canon 또는 Cannon)으로 쓰고 있다.
#추천음악 Johann Pachebel 작곡, Canon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