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만에 막내린 ‘초저금리 시대’
상태바
15개월만에 막내린 ‘초저금리 시대’
  • 김창식
  • 승인 2021.08.27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준금리가 15개월 만에 처음 0.25%p 올랐다. 지난해 코로나의 여파로 한국은행이 사상 최저 수준(0.5%)까지 떨어졌던 ‘초저금리 시대’가 1년 반만에 막을 내렸다는 신호탄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연내 추가 인상도 시사, 금리인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며 가계 대출은 물론 코로나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 0.75%로 0.25%p 인상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빠진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이 인상에 찬성했고, 주상영 위원만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는 코로나 확산 직후인 작년 3월 ‘빅컷’(1.25%→0.75%)과 5월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75%p나 내렸고, 이후 지난달까지 아홉 차례나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1.50→1.75%) 이후 2년9개월(33개월) 내 처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1월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통위가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금통위의 금리 인상 결정은 그동안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부작용으로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해진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를 인상한 것은 경기 회복세 지속, 물가상승 압력, 금융불균형 누적 세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추가 인상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시켜 나가겠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으로, 이번 조치 하나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며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통화정책만이 아니라 다른 정책도 뒤따라야 한다. 최근의 금리 수준은 올려도 여전히 완화적”이라고도 말했다.

이 총재는 추가 인상 시기와 관련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 경제에 영향을 줄지, 예상한 성장경로가 이어질지, 미국 연준의 정책 등을 보고 금통위원들이 고민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바로 10월 또는 11월 회의에서 한 차례 0.25%p 기준금리를 더 올려 1% 수준에 맞추고 연준 동향 등을 살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유지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에서 2.1%로 올려 잡았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 연준의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0.5~0.75%p로 커졌다.



◇경제계 “금리인상에 소상공인 타격 불가피…추가 인상 신중해야”

기준금리가 1년3개월 만에 오르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타격이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은 논평을 통해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고통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정부와 금융계는 금리 인상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와 자금 공급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해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이날 배포한 보고서에서 가계대출 금리가 1%p 높아지면 가계대출 연체율이 0.32%p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류인채 ‘이끼의 시간’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장생포 수국 절정…한여름의 꽃길
  • 울산 첫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상업운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