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이자 폭탄’ 걱정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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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이자 폭탄’ 걱정태산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1.08.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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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월 고정 비용만 300만원이 넘는데 최근 들어 매출이 더 떨어졌고, 대출 금리도 오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하루하루 간신히 버텨왔는데 앞으로 늘어날 이자 부담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난감하다.

#B씨는 현재 시중은행에서 3.59%로 2억원을 주택담보대출 받았다. 최근 5년 거치기간이 끝나 원금과 이자까지 매월 110만원씩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대출 상품으로 재가입하고 싶지만,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마음을 접었다.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p 인상하면서 지역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물론 ‘영끌’ ‘빚투’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각종 영업제한 조치로 장사는 안되고 빚만 늘어난 상황인데,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 ‘폐업 외엔 답이 없다’는 절망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제도권 금융권에서 대출돌려막기 마저 못하게 되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울산 남구의 한 호프집 사장은 “아파트를 담보로 받았던 대출금을 코로나가 터지고 가게 운영과 생활비로 썼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오르니 당연히 걱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영업제한보다 이자가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의 빚 부담은 커질 만큼 커진 상황이다.

가뭄에 단비 같던 정부 지원 정책자금으로 겨우 버텨왔지만 이마저도 이미 한계 상황에 다다른 지 오래다. 정책자금 중 일부는 고정금리로 직접대출을 한 경우도 있지만, 이자를 일부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은행권 신용 대출을 지원한 경우도 있어 금리가 변동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연체액은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연체액은 올해 6월 기준 6143건에 2204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보다 79.5% 증가하며 2016년 집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가계의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는 갈수록 빠르게 오르는데, 금리 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8.5%로, 5월(22.0%)보다 비중이 3.5%p더 줄었다. 바꿔말해 가계대출의 81.5%가 변동금리를 따른다는 것으로, 이런 변동금리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와 2019년 신규 가계대출 기준 변동금리 평균 비중(63.8%, 53.0%)과 비교하면, 불과 1~2년 사이 20~30%p나 뛴 셈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한 지역 중소기업들의 속도 타들어 간다.

울산 북구 소재 부품업체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 타격으로 입었던 손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 기준 금리까지 인상된다면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중소기업의 자금 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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