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계 “인원·시간 규제 실효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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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계 “인원·시간 규제 실효성 없다”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1.09.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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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 대체 공휴일 등도 대책 없이 흘려버리고, 이제 와서 자영업자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도 확진자수는 줄어들지 않는 만큼 영업제한 완화가 필요합니다.”

울산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거리두기 방역지침이 2주 더 연장되자 스트레스가 극심해진 것이다. 간신히 80만원 수준을 유지하던 하루 매출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방침이 시행된 이후 3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김씨는 “저녁 장사가 중요한 고깃집에서 10시 마감은 치명적이다.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건 저녁식사 한 타임 손님만 받게 되는 것”이라면서 “애매한 대책을 지속하기 보다는 단기간에 확실하게 방역하고, 이후 제한없이 장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울산시는 지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50명대 수준을 기록하자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2주 더 연장하기로 지난 22일 결정했다. 식당과 카페 영업은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되고, 인원도 4인으로 제한된다.

이런 지침이 장기간 이어지자 지역 외식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방역당국이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등에 대한 규제 일변도로 자영업자들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불만은 방역당국이 형평성 없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에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울산시지회(회장 이순득)는 1일부터 사흘간 시청·구청 등에서 인원·시간 제한 완화를 요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순득 울산외식업중앙회장은 “2년 가까이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속에서 지역내 자영업자들이 많이 지쳤다. 자영업자들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우선 식당 동반 이용객을 4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8인까지 허용해주면 좋겠다. 직계가족도 인원제한에 포함됐는데 이 또한 실효성이 떨어지는 지침이다.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등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자영업 매출 감소를 고려해 카페·음식점에서 접종자 포함 최대 4인까지 모임을 허용하는 ‘백신접종자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특히 ‘2차손님’이 많은 맥줏집을 비롯한 야간영업 중심의 자영업자들이 영업 제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인원제한을 완화해주면서 동시에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주면 좋겠다. 백신 접종률 향상을 위해서라도 인센티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인 이상 사적모임은 제한되지만 4인씩 10개 테이블은 손님을 받을 수 있는 등 모호한 방역 수직을 두고도 자영업자와 국민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온다.

30대 직장인 안모씨는 “지난 주말에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더니 직계가족도 4인 이상이면 안된다고 해서 테이블을 따로 잡았다. 거리두기 지침이 계속 바뀌니깐 너무 혼란스럽다. 차라리 강력하게 몇주간 조치를 내리고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조모씨는 “식재료값은 폭등하고 있는데 손님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분통이 터진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백화점 지하 식품점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어깨를 마주치며 식사를 즐기는데, 공간이 넓은 일반 음식점들은 비교적 안전하지 않냐”면서 “월세, 수도세, 전기세 등 고정 지출액을 내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이 한 푼도 없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는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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