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백련정을 수옥정으로 제 이름 찾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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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백련정을 수옥정으로 제 이름 찾아주기
  • 경상일보
  • 승인 2021.09.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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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안 경주대 전통건축학과 겸임교수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531-5 초락당 한의원 안에 위치한 ‘백련정’이라 불리는 누정은 도와(陶窩) 최남복이 1784년(정조8)에 건립했다. 이 누정은 원래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방리마을에 있었으나, 대곡댐 공사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2001년 현재의 위치로 이건했다. 최남복은 조선 후기 울산지역에서 활동한 향토 유학자로 후학의 교학에 힘써왔으며, 백련구곡도가, 도와문집 등이 전한다.

도와문집 권6, ‘백련산수기’에 보면 ‘아미산의 남쪽으로 6, 7리를 가면 연화산이 되는데, 이것이 백련서사의 주봉이다. …산수는 모두 아홉 굽이(九曲)이며, 정자는 제5곡에 있다. …정자는 3칸으로 가운데는 구들방을 만들어 독서하고 정신을 함양하는 장소로 삼았고, 수옥정이라 편액하였다. …전체적으로는 백련서사라고 명명하고, 앞 처마에 걸었다’고 기록돼있다. 결국 도와는 이 일대 전체에 ‘백련서사’라는 일곽을 이루었고 특히 강학소인 누정을 ‘수옥정’이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도와문집 권8, ‘행장’에 보면 ‘옛 도읍지 경주의 연화산 기슭은 산수가 아름답다 이름났는데, …공(公)이 이곳 산수를 사랑해서 서사를 짓고 늘그막에 노닐면서 쉬는 곳으로 삼으려 했다. …다행히 현명한 자사의 도움으로 단시일에 건립하여…정자 이름을 수옥정이라 했다’고 그의 증손 최현상이 전하고 있다. 현재 이 누정에 보존돼 걸려있는 13개의 편액 중 이와 관련되는 편액 2개가 ‘수옥정’과 ‘백련서사’이다.

이상과 같이 문헌상 기록으로나 편액 등 유물 어디를 찾아봐도 ‘백련정’이라는 명칭은 찾아볼 수 없지만, 그 동안 우리 후세대들은 ‘백련정’이라는 명칭에 익숙해져 왔었다.

예나 지금이나 건축물의 명칭은 건축주의 의지가 최우선으로 존중돼야 함이 당연하며, 더구나 이러한 고건축물은 고문헌이나 유물을 통해서 정확한 제이름 찾기부터가 문화재 보존의 첫 단추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부터라도 ‘백련정’을 ‘수옥정’으로 제 이름 찾아 주기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안 경주대 전통건축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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