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야생식용버섯이 줄줄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발생기기 순으로 싸리버섯, 잎새버섯, 노루궁뎅이버섯, 송이, 능이, 꽃송이버섯, 만가닥버섯, 표고, 느타리, 팽이버섯 등이 이어진다.
뽕나무버섯은 우리 지역에서는 약간 깊은 산으로 들어가야 겨우 구경할 수 있는 다소 희귀한 버섯이다. 그러나 뽕나무버섯부치는 인가는 물론 근처 야산에서 쉽게 그리고 대량으로 발생하는 버섯이다.
뽕나무버섯과 뽕나무버섯부치는 식용버섯이지만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에 걸린다고 하여 그리 좋은 식용버섯으로 쳐주지는 않는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뽕나무버섯이 좋은 식재료가 된다는 것을 버섯연구회 신입 회원들 덕분에 알게 됐다.
“원래 버섯은 소화가 잘 되는 것은 아니지.” “많이 먹어 탈나는 것은 당연하지.” “아 그렇지, 요리하기 나름이지.” 버섯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바구니를 들고 버섯 채집을 하는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신입회원들에 의해 현실이 된 것이다.
먹거리는 기후, 문화, 식습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일본을 거쳐 들어온 고추가 일본에서는 그리 환영받지 못했지만 한국에서는 대표적인 양념과 맛이 된 것이다. 버섯문화의 꽃은 버섯 식문화임은 당연하다. 야생버섯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것은 이 가을을 더 멋지고 풍성하게 할 것이다.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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