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찬투’ 소식에 밤잠 설치는 태화시장 상인들, “추석 대목에 큰 비 안오기만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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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찬투’ 소식에 밤잠 설치는 태화시장 상인들, “추석 대목에 큰 비 안오기만 바랄뿐”
  • 이우사 기자
  • 승인 2021.09.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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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대목 5일장을 앞둔 14일 울산 중구 태화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태풍 소식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지난번) 침수 피해 시설 복구를 위해 수천만원의 빚까지 냈는데…. 어떡하죠?” “추석 대목 앞두고 물건을 쟁여놨는데 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요.”

지난 2016년 태풍 ‘차바’에 이어 올해 ‘오마이스’로 침수피해를 입은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 상인들이 곧 다가올 태풍 ‘찬투’ 소식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찬투가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울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상인들은 물론 중구도 시설물 정비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만 긴장의 빛이 역력하다.

태화시장은 태풍 오마이스로 신고액 기준 107건에 14억2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가게 중 하나인 태화시장 부산선지국밥집은 지난 5일에야 장사를 재개했다. 당시 가게 내부에 50㎝ 이상 물이 차오르면서 테이블과 전자제품, 각종 집기 등을 모두 내다버려야 했다. 20여일간의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지만 태풍 찬투 소식에 조연화 사장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조 사장은 “차바에 이어 올해 오마이스까지 연이어 가게가 침수돼 피해를 입으면서 이제는 태풍 소식만 들으면 밤잠도 못자는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올해 가게를 수리하기 위해 은행에서 7000만원을 대출받았지만,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한푼도 못받았다. 겨우 장사를 재개했는데 또 태풍이 온다니 걱정이 태산이다”고 토로했다.

특히 추석을 맞아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준비한 상인들은 대목기간이 태풍과 겹치면서 더큰 피해가 발생할까 불안해 하고 있다.

태화시장에서 10년째 식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변성수씨도 오마이스로 가게의 각종 장비들이 물에 잠겨 수리비만 800만원이 들었다. 변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장사를 재개하면서 추석을 앞두고 평소보다 물량을 10배는 많이 쟁여놨다”며 “하필이면 대목과 태풍이 겹치는 바람에 또 한번 침수피해가 발생하면 그때는 정말 답이 없다. 그저 비가 많이 오지 않기만을 하늘에 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구는 14일부터 우수박스와 우수·오수관로 등 각종 시설물과 태풍피해 방지책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서고 있다.

중구는 태풍 오마이스 이후 태화시장과 유곡동 일대에 설치된 우수박스 내부의 쓰레기와 토사 등 퇴적물을 제거했다. 또 저지대와 지하 상가 등 태화시장 침수우려지역을 대상으로 오는 16일까지 차수판 28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내부에는 모래주머니 600여개를 비치하고, 상인들에게 수방자재도 배부하고 있다.

특히 중구는 최근 태화시장과 유곡동 일대를 4개 구간으로 나눠 17개 부서별로 담당구역을 지정했다. 부서별로 담당구역에 대해 비가 오기 전에는 예찰활동을, 비가 내리면 양수기 가동 등 초동대처, 사후 복구까지 전담하게 된다. 또한 예비 특보 발령시부터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해 단계별 상황에 따라 공무원들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시장 내 우수·오수관로에 대한 준설작업을 완료했으며, 가게 입구에서 빗물의 유입을 차단하는 차수판의 경우 현재 추가로 제작해 배부할 계획이다”며 “태풍 상황에 따라 공무원과 수방자재를 전진배치해 상인들과 침수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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