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세계는 더이상 울산시민을 우롱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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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세계는 더이상 울산시민을 우롱하지 마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9.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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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혁신도시에 오피스텔을 짓겠다고 했다가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신세계가 16일 스타필드형 쇼핑시설 조성 계획을 새롭게 내놓았다. 신세계는 울산혁신도시 부지에 5개 층 이상, 총면적 4만3000㎡ 이상 규모의 상업시설을 2026년 준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유통시설인 트레이더스와 어린이극장, 영화관, 서점, 키즈체험시설, 아쿠아리움 등 편의시설도 들어간다고 했다.

지난 6월 노골적으로 1440가구의 49층 오피스텔을 건립해서 부동산 장사를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던 것에서는 한발 물러선 모양새이지만 여전히 오피스텔 건립을 포기한다는 내용은 없다. ‘5개층 이상의 상업시설’이라면서 롯데나 현대백화점보다 상업시설 면적이 더 넓다고 주장한 것으로 미뤄 일부 상업시설을 늘렸을 뿐 여전히 오피스텔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당초 오피스텔 건립 계획안에 있던 상업시설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전용면적 2만1780㎡이다. 변경안에서는 상업시설 면적이 약 2배로 증가했을 뿐이다.

신세계가 소유하고 있는 울산혁신도시 부지 2만4332㎡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애초에 백화점 건립 용도로 분양됐다. 부지를 매입한 신세계는 2016년 중구청과 백화점 건립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세계에 이 금싸라기땅을 내준 이유는 백화점이 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니라 지역내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을 앵커시설로 해서 상업지구의 활성화는 물론 혁신도시의 정주여건 향상을 꾀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신세계가 8년여동안 백화점 건립을 늦추면서 혁신도시 발전을 뒷걸음질하게 한 것도 모자라 뒤늦게 오피스텔을 짓겠다고 나선 것은 기업윤리를 망각한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백화점의 경제성이 떨어지는 추세를 감안해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은 충분히 인정한다. 하지만 백화점에 준하는 상업·문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취지를 벗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신세계는 다른 지역에서 이미 스타필드를 통해 성공적인 변화를 꾀해왔다. 스타필드는 패션과 음식,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상업시설을 말한다. 백화점이 판매장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면 스타필드는 아쿠아리움, 영화, 도서관, 전시, 스파 등 문화시설의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별마당도서관으로 주목을 끌었던 서울 코엑스몰을 꼽을 수 있다. 그밖에도 수도권에 하남, 고양, 안성, 수원, 위례, 부천 등과 부산 명지에도 스타필드가 있다. 2025년 개장 예정으로 창원에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는 혁신도시에 쇼핑시설을 짓지 않겠다면 마땅히 부지를 반납해야 한다. 울산시민들을 더 이상 우롱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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