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코로나 사태 속 추석 명절에도 그리운 가족을 뒤로 한 채 울산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많다. 병원 의료진과 지원인력, 방역당국의 당직 근무자들이다.
방역 최일선인 울산대병원 감염병 전담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이지혜(26)씨. 그가 지난 2019년 울산대병원에 입사하고 1년 후 신종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당시 이씨가 근무하던 소화기내과가 신종코로나 확진자를 대상으로 하는 감염병 전담병동이 되면서 자연스레 확진환자들을 돌보게 됐다.
이씨는 하루 8시간 근무 중 절반 정도인 3~4시간 동안 레벨 D라고 불리는 전신 방호복을 착용한다. 근무복 위에 방호복을 입고, 그 위로 고글이나 안면보호구를 함께 쓴 뒤 환자들과 대면한다.
방호복을 입으면 통풍이 잘 되지 않고 땀이 쏟아지며, 이로 인해 습기가 차서 환자들이 흐릿하게 보이거나 주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는 “장시간 일하다가 병실을 나오면 어지러울 때도 있다. 방호복은 한 번 입었다 벗으면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갈 수가 없는 점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최근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중환자실 침상이 부족해 이씨가 있는 병동에서 치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럴 때면 평소에 다루지 않던 기구를 사용하기도 해 어려움이 있다.
이처럼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는 환자들이 가져다주는 보람을 느끼며 버티고 있다. 치료가 끝나 퇴원하는 환자들에게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들으면서 큰 보람과 감사함을 느낀다고.
이씨는 신종코로나가 터진 이후로 명절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다. 환자들을 돌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들에게 혹여나 신종코로나를 옮길 수도 있다는 마음에서다.
그는 “신종코로나가 본격화된 이후 명절 당일에 한 번도 집을 못 갔다. 이번 연휴에도 집에 가지 않고 쉬는 날 없이 일할 계획”이라면서 “영상통화로 부모님께 안부를 전해드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상황에서 이번 추석 명절에는 개개인이 방역 주체라는 생각으로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는 게 이씨의 당부다.
이씨는 “돌파감염이나 델타, 감마 변이까지 나오면서 최근 신종코로나가 무섭다는 것을 다시 느끼고 있다”면서 “명절 동안 마스크를 꼭 잘 써주시고, 증상이 있다면 즉시 검사를 받고 자택에 머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씨처럼 연휴 기간 신종코로나 병동 등을 지켜야 하는 의료진은 울산대병원에서만 코로나 병동 3곳과 중환자실 등에서 130여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방역당국도 △울산시 10명 △감염병관리지원단 4명 △5개 구·군 보건소 11명 등 명절 5일간 125명이 신종코로나 최전선에서 보내야 한다. 김가람기자 grk21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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