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다시 첫걸음, 일상회복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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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다시 첫걸음, 일상회복의 즐거움!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09.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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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영진 문화부장

‘회복’(回復)이라는 말이 이토록 좋은 말인 줄 몰랐다. 사전적 의미를 그대로 빌려오면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이다. 일상의 회복을 위해 우리 사회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 명절 연휴가 끝났으니, 앞으로는 더 할 것이다.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만나, 편안하게 차 마시고, 소소한 대화를 나눈 뒤, 다음을 기약하며 총총 돌아섰던 일상의 모임 조차 그토록 소중한 것이었음을, 이를 회복하는 그 일이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최근 또다시 깨달았다.

추석 연휴 전, 어느 작은 예술인 모임에 동석 할 기회가 생겼다. 10년 이상 유지돼 온 그 모임은 지역문화의 흐름이나 지역예술 담론을 귀동냥 할 수 있는 자리여서 애정을 갖고 무조건 참여하는 편이었다. 그토록 귀한 자리였건만, 지난해 봄 코로나에 우리 사회가 발목이 잡힌 이후로는 통 마주하지 못했다. 그들 모두는 개인적으로 예술활동을 하는 작가이자 공연인이지만 한편으론 일선 학교에서, 또는 문예회관이나 문화센터에서 다수의 사람을 대하는 책임자이자 교육자이기도 했다. 서로의 위치와 건강을 배려하며 자중에 자중을 더하느라 예정된 모임을 취소한 것만도 너댓차례. 그 중 3명이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뒤에야 비로소 모임이 가능할 수 있었다.

간만에 이뤄진 대면의 자리는 1년 여의 근황을 알려주는 것에서 시작됐다. 새 일터의 분위기를 전하고 미처 알리지 못한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한다리 걸쳐 지인에 지인의 안부까지 묻고 답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평소는 남의 말을 주로 듣는 편이라고 생각했건만 그 날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함께 한 모두는 본인이 그토록 수다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새삼 알게됐을 것 같다. 그리고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묵은 감정을 쏟아내니 머릿속이 비워지고, 귀갓길 발걸음마저 한결 가벼워진 느낌마저 받았을 것이다.

그 날 모임의 수확은 그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거를 수밖에 없었던 소소한 문화행사를 올해는 과감하게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그날 동석자들의 올 한해는 2년 가까이 묵혀 온 그 동안의 창작물을 꺼내놓고 스스로의 예술활동을 점검하는 정기회원전으로 마무리 될 것이다.

올해 전시 주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도 당연히 논의됐다. 지난해 추진하다 엎어진 정기전 주제가 ‘전환점’(轉換點)이었으니, 그 주제를 다시 사용하자는 의견이 맨 먼저 나왔다. 하지만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는 계기(혹은 고비)’와 맞닥뜨렸던 1년 전과는 아무래도 분위기가 달라졌으니 지금 현재의 사회적 기대감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에 더 무게가 실렸다.

그렇게 흘러나온 후보안 중 하나가 바로 ‘회복’이다. 건강이나 경제 등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잃었던 무언가를 다시 찾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리자는 것이다. 비슷한 의미지만 좀더 편안하게 풀어 쓴 다른 후보안 ‘다시, 첫걸음’도 제시됐다. 지역사회 기관, 모임, 단체 할 것 없이 코로나를 비켜가지 못한만큼 2년여 시간을 돌아보고 일상전환으로의 설레는 기분을 작품 속에 담아보자는 뜻이었다. 장소 역시 틀에 박힌 공간은 벗어나기로 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다음달 말 즈음에는 울산문화예술회관 언저리 우연히 들른 작은 카페에서 낯익은 풍의 회화와 서예작품, 소품사진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달 초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취재 차 독일과 영국의 4개 도시를 둘러보고 왔는데, 몇몇분들로부터 훈계와 걱정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입국이후 2주 자가격리를 면제받는 방법을 궁금해하며 그 방법을 알려달라는 기업인과 여행사 관계자의 질문은 더 많았다. 이달말 출장을 앞뒀다는 광주의 한 언론인도 10월 한달 새기획을 앞두고 움트기 시작한 ‘회복세’를 알려왔다.

10월말 위드코로나를 언급한 정부의 예측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다같이 마지막 고삐를 잡아야겠다.

홍영진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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