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대암댐 상류 저수지에 건축 폐기물로 추정되는 스티로폼 알갱이가 대거 유입(본보 8월30일자 6면 보도)된 것과 관련해 울주군이 폐기물의 출처를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굴착 조사에 나선다. 군은 지난달 말 실시한 굴착조사에서 사실상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인근 주민이 “폐기물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굴착하지 않았다”고 반발함에 따라 재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울주군은 오는 27일 오후 2시 대암댐 상류 지점인 삼동면 출강리의 한 영농체험시설 부지 일원에서 토사 매립 위법성 및 폐기물 매립 현장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해당 부지에선 지난 2016년 울주군으로부터 영농체험시설 건립 승인을 받은 이후 최근까지 3차례에 걸려 성토 작업이 이뤄졌다. 사업지 내 성토량은 23만6003㎥ 상당이다.
하지만 지난달 내린 비로 스티로폼 알갱이가 인근 저수지(출강소류지)로 대거 유입됐다. 스티로폼은 대암댐으로 연결되는 인근 하천으로 그대로 떠내려갔다.
군은 저수지에서 약 950m가량 떨어진 영농체험시설 부지에서 스티로폼 알갱이가 흘러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지난달 31일 굴착조사를 진행했지만 매립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초 민원을 제기했던 인근 주민 등은 굴착 조사 당시 폐기물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굴착이 이뤄지지 않는 등 사업주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형식적인 조사에 그쳤다고 주장하며 재조사를 촉구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도 이달 초 현장조사 답사보고서를 통해 “매립장에는 건축 폐기물이 함께 묻혔고, 출강소류지를 뒤덮은 쓰레기의 출처도 매립장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매립한 토사량도 울주군이 파악하고 있는 23만여㎥보다 훨씬 많은 약 60만㎥ 이상으로 추정했다.
이선호 군수는 지난달 굴착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행정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고 보고 환경단체, 민원인 등이 입회한 상태에서 재조사 실시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출강저수지의 수질검사도 의뢰한 상태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