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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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
  • 경상일보
  • 승인 2021.09.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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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인간은 공기를 겨우 10분 정도 마시지 못하면 사망에 이른다. 물은 며칠 동안 마시지 못해도 견딜 수 있다. 물은 하루 1~2ℓ 정도 필요하지만 공기는 부피로 치면 물의 일 만 배 이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며칠 분의 물과 음식을 가지고 다니며 마시고 먹을 수 있지만 공기는 그렇지 못하다. 잘 알고 있듯이, 공기는 높아질수록 밀도가 낮아진다. 1000m 위로 올라갈 때마다 85~88% 비율로 낮아진다. 그러하니, 해수면 6~7㎞ 이상 높이에선 숨쉬기 힘들 것이다.

인간의 생활이나 오염물질과의 관계가 깊은 대기영역은 대류권과 성층권이다. 대류권의 높이는 평균적으로 10~12㎞이다. 성층권 경계면의 높이는 지상 약 50㎞ 정도이며, 이 곳 아래 공기의 99.9%가 존재한다. 이 곳의 대기압은 매우 낮아서 지상의 천분의 일 수준일 뿐이다. 만약 해수면 부근 밀도의 대기가 지구를 덮고 있다면 그 두께는 약 8㎞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기를 지구 중에 차지하는 질량비율로 계산하면 겨우 0.00009%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기는 그만큼 민감하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오염되기 쉬운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대기는 지구 전체로서의 일체감이 강하며, 이러한 점에서 공평성, 공공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단 오염이 되었을 때의 대응은 복잡하고 오염의 책임이 애매하기 쉽다.

인간의 이기심과 지나친 욕심 때문에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은 대기권을 병들게 만들고 있다. 어쩌면 이미 병들어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로부터 시작된 각종 대기오염물질의 방출에 의한 각종 오염사고들을 시작으로, 1970년대에 제기된 산성비 문제와 오존층 파괴 문제, 그리고 1950년대부터 관측되어온 빙하와 해빙 면적의 감소로부터 확인된 지구온난화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에서의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의 경우, 산업혁명 이전에는280ppm 정도였지만 최근의 측정치는 400ppm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후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를 기후변화의 대표적인 원인물질로 지적하는데 이의가 없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진 이후, UN을 통한 온난화기체의 발생억제를 위한 많은 노력과 국제 협의를 하였지만 온난화기체 발생 증가를 멈추게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가별로 배출 감축 이행 목표를 당사국들이 제시하고 이행 약속을 하는 새로운 방식의 기후변화협정인 파리협정(2015)에 의해 전 지구적으로 온실기체 발생 억제를 통한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온난화기체의 방출량을 줄이게 된다면, 산업혁명 이후 이미 높아진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은 낮아지기 시작하겠지만, 산업혁명 이전의 수준에 도달하려면 수백 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며, 아예 되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 현상의 농도 수준과 공간적, 시간적 확산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봤을 때 일반적으로 오염에 의한 문제가 나타날 때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되는 오염의 경우 해결에도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존층 파괴 물질인 프레온가스의 대기 중 방출은 1960년대에 시작되었지만 남극 상공의 오존홀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은 1980년대로 약 20년의 시간차가 있었다. 프레온가스의 사용을 금지하고 10년이 지난 2000년부터 대기 중 농도 증가는 멈췄지만, 그것이 없어지기까지는 앞으로도 100여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실기체의 경우도 같은 경향의 물질로 보고 있다. 그러하므로 더 이상의 온실기체 방출을 막기 위해서는 파리 협정의 모든 당사국들이 자국의 경제논리 때문에 이행 약속을 연기하거나 지키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시스템 기능(인간의 자연 관리)을 활용하거나 기후 변화 결과에 대처함으로써 잠재적인 손실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즉, 온실기체 배출량 감축노력은 물론이거니와, 온실기체 흡수원을 늘리는 운동, 신재생에너지 사용의 증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 개발 등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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