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거주중인 무또 지에꼬(61)씨는 지난 1988년 한국에 정착했다. 교회 소개를 통해 현재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골인했고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인천에서 약 10여년을 거주하다가 온산에 정착한 지는 20년 가량 됐다. 고국인 일본에서 살아온 시간보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
그는 현재 다문화가정과 외국인근로자 모임인 다누리학교에서 재능기부를 통해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무또 지에꼬씨가 낯선 한국 땅에 정착해 적응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처음에 왔을 때 신문배달도 하고 여러 일을 많이 했다. 일본 사람이라고 아무 이유없이 해코지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남편과 결혼한다고 하니 가족 중에서도 일본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싫어하기도 했다. 지금은 관계가 다 회복돼 좋아해주신다”며 30여년 전을 회상했다.
그는 문화,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일본과 차이를 느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 체계가 잘 갖춰져있지 않던 시기였다.
그는 “울산이 많이 변했다. 정착 당시만 해도 정말 시골같은 느낌이었다. 강가에서 빨래를 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시기”라면서 “음식도 차이가 많았다. 일본에는 계란말이에 설탕을 넣는데, 한국에서는 소금을 넣더라. 처음에 많이 놀라긴 했었지만 지금은 소금 넣은 계란말이가 더 익숙하다”고 말했다.
무또 지에꼬씨는 온산의 외국인 초기 정착 세대인 다른 일본인들과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되돌려주기 위해 자원봉사 활동에도 열심이다. 복지회관에서 퀼트를 배우다가 자원봉사 소개를 받아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는 다문화축제에서 일본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회야강 정화활동, 동네 주민자치활동, 다누리 활동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길거리에 쓰레기가 많았다. 버스를 탈 때는 운전이 난폭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거리도 깨끗해졌고 버스 이용에도 예전보다 불편이 크게 줄었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앞으로도 결혼이민자들과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