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중구 번영로 일대. 도로변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드라이브스루 매장 방문을 위한 대기차량이 10대가 넘었다. 대기차량은 매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사거리까지 이어졌고 왕복 8차선의 번영로 끝 차선을 점령하다시피 했다.
신호가 바뀌고도 대기 차량이 줄어들지 않자 직진 주행을 하던 차량들이 경적을 울려대는 등 도로 교통흐름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드라이브스루 매장 방문을 위해 인도를 점령한 차량들로 보행자들은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녔다. 자전거를 타던 한 시민은 갑자기 움직이는 차량에 놀라 넘어질뻔 했다.
번영로 외에도 시청 인근, 남구 삼산 등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는 교통체증과 보행자 안전 위협 장면이 심심찮게 목격됐다.
신종코로나 확산 이후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울산에서도 기존 10여곳이던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20여곳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교통 혼잡과 보행자 안전 위협 관련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드라이브스루 매장과 관련한 민원 중 차량통행 방해 민원이 51.4%, 보행불편 민원이 32.2%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2018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는 드라이브스루 진입로에 반사경 등 도로안전시설물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법 개정 이전에 들어선 매장의 경우에는 권고사항에 그쳐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일각에서는 드라이브스루 매장 개설시 인허가 단계부터 진입차로 확보를 의무화하는 등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2018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 대해서도 안전시설물이 필수적으로 설치돼야 한다. 앞으로 생기는 매장에 대해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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