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시사편찬실의 상설화와 시사편찬의 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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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시사편찬실의 상설화와 시사편찬의 다양화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10.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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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지난해 말 시사편찬을 담당할 학예연구사(6급)를 채용한데 이어 20명으로 구성된 시사편찬위원회를 12일 출범시켰다. 1997년 제정된 울산광역시사편찬위원회 조례에 따라 2000년 출범한 시사편찬위원회가 2002년 6권짜리 <울산시사>를 펴낸 후 해체된 지 20년만이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시사편찬위원회가 단지 <울산시사> 발간을 위한 기구가 아니라 울산의 역사를 지속적으로 기록해나가는 상설기구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으나 울산시는 귀를 닫아 버렸다.

울산시의 수많은 위원회 가운데 하나일 뿐일 수도 있는 시사편찬위원회의 출범이 새삼 각별한 이유는 단절됐던 기록의 역사를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시사편찬위원회는 이름 그대로 자문기구이다. 시사편찬위원회에 대해 울산시는 △울산광역시사 편찬 기본 계획 △시사 편찬 및 사료 조사연구 △지역사 연구를 위한 자료 수집·보존·연구 △그 밖에 시사 및 사료편찬에 필요한 사항 심의 등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자문기구의 출범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사편찬실의 상설화에 대한 기대감에 방점이 있다는 말이다.

시사편찬실의 독립과 상설화는 당연하다. 전문인력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6급 학예사 1명이 문화예술과 사무실에서 해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문기구인 위원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서울시는 서울역사편찬원을 두고 있다. 별도의 건물에서 서울의 역사를 담은 책을 지속적으로 펴내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역사강좌도 하고 문화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부산시도 상임·연구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두고 정기간행물 발간과 고문서 번역 등의 일을 해나가고 있다.

시사편찬실의 당면 과제는 울산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맞는 2027년 <울산시사> 편찬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이 사라져가는 울산의 역사를 기록하고 수집하는 일이다. 자료를 모으고 체계화하고 정리하고 보급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울산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울산시민들도 역사의식을 갖게 된다. 더불어 정주의식도 높아진다. 기록물 편찬도 몇권으로 된 <울산시사>라는 전통적인 책 뿐 아니라 디지털과 영상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 울산의 역사를 젊은 세대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울산은 선사시대부터 형성된 도시이면서도 근래들어서는 공단도시로 급성장한 도시다. 그만큼 잊혀진 역사도, 사라진 역사도 많다. 자문기구인 시사편찬위원회가 아니라 전문가들이 상주하는 역사편찬원과 같은 상시기구가 중심이 되어 역사를 재정립해야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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