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 길어진 국제설치미술제, 더 많은 관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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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더 길어진 국제설치미술제, 더 많은 관람 기대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10.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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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회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1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25일간 남구철새공원에서 열린다. 본사가 주최하고 울산시가 후원하는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2008년 시작해 한해도 거르지 않고 태화강을 예술의 강으로 승화해왔다. 울산에서 처음이자 가장 오랫동안 지속돼온 국제예술행사이다.

남구 태화로터리 앞 둔치에서 시작해 중구 태화들로 옮겨갔다가 3년 전부터 남구 철새공원으로 개최장소를 옮겼다. 태화강국가정원의 중심인 태화들에서 열리는 꽃축제 때문에 난데없이 철새공원으로 밀려나긴 했으나 옮기고 보니 미술제를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고르게 잘 자란 잔디밭이 관람객을 편안하게 할 뿐 아니라 공간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서 작품감상에도 용이하다. 다만 태화들에 비해 울산시민들의 인지도가 낮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크게 아쉬울 뿐이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이제 우리나라 미술계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매년 50~100명의 작가들이 참여해왔다. 14년간 적어도 500명이 넘는 전국 각지의 작가들이 울산 태화강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펼쳐보였던 것이다. 작가들은 물론이고 미술애호가들 사이에선 ‘품격 있는 울산’의 상징이 됐다.

수십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국제행사라는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예산으로 미술행사를 14년이나 이어나간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가수 몇명 초청해서 공연 한번 하고 치우는 데도 수억원이 드는 현실을 감안하면 분명 작가들과 큐레이터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나 뿐인 야외설치미술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작가들의 진정성에 울산시민들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올해도 박소희 예술감독을 비롯한 큐레이터들과 6개국 12팀의 작가들이 혼신을 다했다. 전시 주제는 ‘누구의 눈에도 숨겨 놓지 않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unhidden, unseeable)이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지만 박소희 감독의 설명을 들으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현실을 감안해 각자의 집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다.

설치미술은 특정한 장소나 전시공간을 고려하여 제작한 작품으로, 공간과 하나의 환경을 이룸으로써 비로소 작품이 되는 현대미술의 한 방법이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선 일부 작가는 현장에서 직접 작품을 제작하고, 일부 작가는 조소작품으로 완성해서 옮겨다놓기도 한다. 예년에 비해 한 작품의 규모는 대폭 커졌다. 전시기간도 예년에 비해 두배로 길어졌다. 울산시민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가는 미술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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