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석유공사의 최근 3년간 해외 탐사시추 성공률이 ‘0%’로, 자원개발 답보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1억t이 넘는 대형 석유·가스전을 발견한 가운데 자원 확보 경쟁 속에서 한국만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개년 해외광구 탐사시추 성공률’자료에 의하면 석유공사는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억3700만달러의 탐사비를 투입했다. 석유공사는 2019년 6300만달러, 2020년 5700만달러, 올해 6월까지는 1700만달러의 탐사비를 각각 투입했다. 하지만 이 기간 탐사시추 성공률은 0%를 기록했다.
석유공사측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해외사업 26건 중 탐사단계로 구분하고 있는 사업은 7건으로 2013년 이후 신규탐사사업이 단 1건도 없었던데다 그나마 진행 중이던 탐사사업도 사업 철수 내지 현지 사정(내전 등) 탓에 잠정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를 비롯한 자원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최근 수년간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의욕적으로 추진됐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고 자원 공기업들이 빚에 허덕이게 되면서 자원개발이 적폐라는 인식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해외사업 투자액은 2016년 4억8300만달러에서 2019년 2억8300만달러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의원은 “탐사시추 활동이 전무한 것은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과거 정부의 어젠다였다는 이유로 마치 해서는 안 될 금기의 정책으로 몰아간 결과”라며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에너지 자원의 확보는 국민 경제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인 만큼 석유공사가 정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 있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공사의 부실한 해외자산 매각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은 2009년 8000억에 페루 석유회사를 산 석유공사가 올해 초 28억 헐값에 매각하는 등 투자대비 매우 낮은 회수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공사는 탐사 광구 등에 실패하고 유가마저 하락해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다가 결국 올해 초 보유 지분을 자원 분야 투자회사에 전부 팔았다.
수익이 없다보니 배당금도 받지 못해 회수한 금액은 매각대금과 대여금 등을 포함한 1000억여원이 전부로 투자금액 대비 회수율은 13%에 그친다.
그럼에도 석유공사 내 억대연봉자가 2016년 5%에서 2020년 20%까지 늘어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석유공사 내 억대연봉자는 2016년 5%에서 2017년 14%로 급증한데 이어 2018년 16%, 2019년 18%, 2020년 20%로 꾸준히 증가했다.
신 의원은 “대형 M&A 투자 경험이 없는 석유공사가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다가 실패한 대표적 사례”라며 “결국은 국민 혈세로 최종 손실 금액을 막아야 되는 상황이 가장 염려된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