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을 통해 본 지진안전 사회로 나아갈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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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을 통해 본 지진안전 사회로 나아갈 방향
  • 경상일보
  • 승인 2021.10.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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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금호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진방재센터장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 이야기는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이야기이다. 같은 거짓말이 반복되자 정작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땐 사람들이 믿지 않아 양들이 늑대에게 잡아먹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늑대가 올 수 있는 위험은 변하지 않았는데 마을 사람들은 위험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양치기 소년 이야기는 지진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2016 경주지진(역대 최대규모 M5.8)과 2017 포항지진(역대 최대피해 M5.4)이 발생했다. 그 이후 피해가 없었던 작은 규모의 지진들에 관심이 줄고 진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것이 아닌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진방재센터장으로서 고민되는 부분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는 이 시점에서 그간 지진방재 연구를 되돌아보고, 더욱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연구 전략을 모색하고자 한다. 현재 연구원에서는 실증적, 현장중심적, 국민지향적이라는 3가지 큰 방향으로 지진방재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로 체계적이고 실증적인 지진방재 연구를 통한 지진위험 분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지진대책연구실(현 지진방재센터)을 신설하였고, 제2차 지진방재종합계획(2019~2023)에 따라 범부처 지진방재 R&D 로드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지진방재 전문기관 클러스터’를 구성하여 지진 방재 관련 전문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R&D 중장기 계획의 틀을 마련했다. 또한, 지진위험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위하여 활성단층 및 액상화 위험에 관한 연구를 국내 전문 연구진들과 협력하여 추진하고 있다.

두 번째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진대응 및 수습에 있어서 지진피해를 경험한 포항시와의 협력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체계 및 피해수습에 필요한 사항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진은 풍수해와 다르게 지진재해 특성을 반영한 대응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방·대비·대응·복구 전 단계에 걸친 지방자치단체의 지진재난관리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마련 중이다. 또한 신속한 피해 파악이 신속한 복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실무자들이 지진피해 현장에서 실시하는 지진피해 건축물 피해판정 업무에 대한 해설과 사례들을 모아 사례집을 작성했다. 더불어 주민들에게 정부나 기관 등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사항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지진피해 지원 안내서 등을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지진피해 현장에서 지진피해를 더욱 원활하게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로 지진위험에 대처하는 국민 역량의 지속 및 강화를 위한 자료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9개 시설과 장애인을 주제로 시민들이 지진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인 ‘지진행동요령 1·2·3’을 마련해 연구원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해당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재 행정안전부의 지진안전 시설물 인증제가 2019년부터 민간 시설로 확대됨에 따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는 인증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2016년 9월12일 경주지진과 2017년 11월15일 포항지진 당시의 사회적 혼란과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등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지진은 태풍, 호우와는 달리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준비하고 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는 지진방재 연구분야에 있어서 지속적인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전문가 인력양성 및 관련 기관 간 협력을 통해 미래 지진방재의 과학적 기반 및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오금호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진방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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