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통시·공시적 역사 기록을 위한 ‘울산역사기록원’ 출범 기대
상태바
[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통시·공시적 역사 기록을 위한 ‘울산역사기록원’ 출범 기대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10.22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12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2021년 울산광역시사편찬위원회에서 송철호 시장과 시사편찬위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울산시사편찬위원회가 지난 12일 출범했습니다. 울산시의 수많은 자문기구 중의 하나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지역사회는 체계적으로 도시의 역사를 기록하겠다는 각별한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과거로부터 시작됩니다.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바로 미래를 만드는 일입니다. 울산시사편찬위원회의 출범이 ‘울산시사편찬실’의 상설화, 더 나아가 ‘울산역사기록원’ 설립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울산시 시사편찬위원회 출범의 의미를 다시한번 짚어보면.

“울산시는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맞는 2027년 <울산시사>(蔚山市史)를 새로 펴내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울산시에 따르면 시사편찬위원회의 역할은 △울산광역시사 편찬 기본 계획 △시사 편찬 및 사료 조사연구 △지역사 연구를 위한 자료 수집·보존·연구 △그 밖에 시사 및 사료편찬에 필요한 사항 심의 등입니다. <울산시사>라는 책 편찬에 도움을 주는 자문기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책 한권을 발간하는데 그치지 않고 울산의 역사기록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열망 때문입니다. 시사편찬위원회의 상설화와 시사편찬실이라는 독립기구 설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울산시사> 편찬을 정기적으로 해오지 않았나.

▲ 정명숙 논설실장
▲ 정명숙 논설실장

“공식적으로 <울산시사>가 처음 발간된 것은 1987년입니다. 울산시 승격 25년만에 만들어진 한권짜리 역사기록서였습니다. 그 후 15년 뒤인 2002년 두번째 <울산시사>가 6권짜리로 나왔습니다. 2000년 시사편찬실이 만들어지고 3년간의 작업을 거쳐 책을 발간한 것입니다. 그 후에도 2015년 <도시경관기록>, 2016년 <디지털문화대전>, 2017년 <한권으로 읽는 울산시사> 등이 나왔습니다. 간간이 전문기관에 위탁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역사기록을 해왔습니다만, 역사기록서로서 충분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기는 어려운 기록들입니다.”



-시사는 10년, 또는 20년 단위로 펴내는데 시사편찬실의 상설화가 왜 필요한가.

“시사편찬실은 시사(市史)라는 단행본을 발간하는 임시기구가 아니라, 조선시대 사간원이나 지금의 국가기록원과 같이 도시의 통시적·공시적 역사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현 시점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서 발생하는 의미 있는 일들을 기록하는 한편 울산의 지난 역사를 찾아서 기록을 정리하고, 지역주민들의 역사인식과 정주의식을 일깨우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구심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도시에는 시사편찬실이 있는가.

“많은 도시들이 상설독립기구로 시사편찬실을 두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에는 1949년부터 ‘서울역사편찬원’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송파구에 별도의 건물을 두고 원장을 비롯해 30여명의 전문가가 근무합니다. 자문기구인 시사편찬위원회도 상시적으로 운영됩니다. 부산시에도 시사편찬실과 시사편찬위원회가 상설기구입니다. 이들은 <시사>라는 한 종류의 책 발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초자료와 전문자료를 발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일을 합니다. 서울역사편찬원의 경우에는 구술정리와, 도시계획, 마을이야기, 근현대자료집 등 지역사 관련 다양한 문화사들을 발간하는 것은 물론이고, 역사학술대회, 강좌, 답사 등 다양한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시사편찬실은 <항도부산>이라는 정기간행물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울산시가 2000년에 만들어진 시사편찬실을 유지하지 않고 없앤 이유는.

“2000년에 시사편찬실이 만들어지고 전문위원과 학예사가 상근을 했습니다. 3년만인 2002년 <울산시사>를 발간한 다음 폐쇄했습니다. 당시에도 시사편찬실을 존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었는데, 울산시가 ‘이상하게도’ 귀를 닫아버렸습니다. 2002년에 시사편찬위를 없애지 않고 지금까지 운영해왔다면 많은 역사적 자료들이 수집, 정리가 됐을 텐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재 울산시시사편찬실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지난해 말 공개모집을 통해 뽑은 6급 학예사 1명이 울산시 문화예술과에서 별정직 공무원으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시사편찬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시사편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울산시사>만 편찬한다고 해도 1명의 학예사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최소한 전문위원과 학예사 2~3명은 상근을 하는 상설독립기구가 출범해야 합니다. 더 풍부한 역사기록을 위해서는 지역 내 향토사연구가들이 자료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도 필요합니다.”



-울산시사편찬실이 상설기구가 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울산은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오래된 도시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특정공업지구로 급성장하면서 많은 마을들이 사라지고 많은 역사가 잊혔습니다. 어느 도시보다 역사기록이 필요한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역사는 그 도시 내에서 기록하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지고 맙니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시사편찬실의 또다른 중요한 기능은 역사기록의 오류를 방지하는 것입니다. 문화원 등지에서 발간하는 많은 향토사료에서 오류가 적잖은데, 이런 것들을 바로잡는 길잡이가 돼야 합니다. 잘못된 기록은 곧 엉터리 역사를 창조하는 결과가 됩니다. ‘울산시사편찬실’을 넘어 ‘울산역사기록원’이라는 폭넓은 의미의 독립기구를 만들어 다양한 방법으로 담대하게 울산의 역사를 기록해나가야 합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